매일신문

"中-대만 충돌 때 한국은?" 美, 확실한 입장정리 요구할 듯

李정부 '안미경중' 기조 시험대
'대북억지'가 '대중국 견제'로…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조짐
양국 정상회담 논의 가능성…"평화·번영 위해 지혜 모을 때"

18일 오전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열린 주한미군 순환배치 여단 임무교대식에서 미 4사단 1스트라이커여단(레이더 여단) 장병이 경례하고 있다. 이들은 한반도에서 임무를 수행했던 미 7사단 1스트라이커여단과 교대해 9개월 동안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운용한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열린 주한미군 순환배치 여단 임무교대식에서 미 4사단 1스트라이커여단(레이더 여단) 장병이 경례하고 있다. 이들은 한반도에서 임무를 수행했던 미 7사단 1스트라이커여단과 교대해 9개월 동안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운용한다. 연합뉴스

중국의 부상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노골화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양대 강국 사이에 낀 우리나라를 향해 미국이 확실한 입장정리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내에서 더 이상 중국의 도전을 좌시할 수 없다는 인식의 확산하고 있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외치며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경쟁자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보수정권이 들어섰을 때는 전통적 우방인 미국에 밀착하면서 자유주의연대에 힘을 실은 반면 민주당 정권에서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기조를 표방하며 두 강국 사이에서 우리 나름의 살 길을 추구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사실상 중국과의 전면전에 나섰고 대북억지에 주력해 온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한 변화조짐까지 보이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고수해 온 균형외교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당장 이달 말로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현안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해양진출 봉쇄를 위해 미국이 주한미군의 역할에 변화를 주고자 할 것이고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확실한 입장과 태도를 요구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중국과 대만이 충돌하는 양안갈등 시 우리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에 대한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그동안 대북억지에 무게를 뒀던 주한미군의 위상이 대중국 견제로 바뀌는 상황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후보 시절이던 지난 5월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참전 여부에 대한 질문에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려 할 때 그 답을 생각해 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 타임 기자는 이 대답에 대해 "그는 아리송하게 답했다"고 적었다.

당시에는 전략적 모호함으로 난처한 질문을 피해갔지만 다가오는 한미정상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주한미군 위상에 대한 양국 정상의 논의는 자연스럽게 주한미군 주둔비용(방위비) 문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선 확실히 말하라'는 강경해진 미국의 요구에 우리 정부가 언제까지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한미동맹과 한반도평화 그리고 지속가능한 경제적 번영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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