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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의실 아내 몸 훤히 보여"…경북 유명 호텔, 女사우나 노출 논란

외부 잔디광장에서 바라본 내부 여성 탈의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외부 잔디광장에서 바라본 내부 여성 탈의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북의 한 유명 호텔 여성 사우나와 탈의실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는 피해를 입었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일이 발생했다. 호텔 측은 즉시 사우나 운영을 중단하고 노후화된 유리 필름 교체에 나섰지만, 피해 당사자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외부에서 알몸이 보이는 여자 사우나?!'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며칠 전 경북 지역에 있는 유명 호텔에 3박 일정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며 "7세, 5세 두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 날 저녁엔 호텔 사우나를 다녀온 뒤 객실에 들어가기 전 1층 잔디광장을 산책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호텔 외부를 구경하던 중 3층쯤에서 웃통을 벗은 사람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봤다"며 "습기가 좀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이 사우나구나'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스쳤다"고 적었다.

웃통 벗은 이용객의 머리가 짧아 '남자 사우나'인 줄 알았으나, 아내와 이야기해 동선을 확인해 보니 '여자 사우나'였다. A씨는 "노출된 사람의 날개뼈 등판이 다 보이는 정도였는데, 제 아내는 키가 좀 커서 아래쪽(하반신)까지 다 보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호텔 관리자에게 이 사실을 알렸으나, "사우나 유리에 사생활 보호 필름이 부착돼 있어 외부에서 보일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A씨가 외부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자 관리자는 당황하며 확인에 나섰다.

"이곳(잔디광장)은 누구나 왔다 갔다 하는 곳인데 그동안 직원 누구도 이런 상황을 보지 못했다는 게 어처구니 없었다"고 말한 A씨는 "일단 객실로 돌아와 아이를 재우고 누웠는데, 아내는 외부인에게 자신의 몸이 노출됐다는 사실에 수치스러워 밤새 잠도 못 잤다"고 토로했다.

결국 잠들지 못한 부부는 다시 한번 사우나 상황을 확인해보기로 결정하고, 호텔 직원에게 협조를 구해 사람이 없고 마감 중인 여성 사우나를 찾았다. A씨는 사우나에 있는 아내의 모습이 외부 잔디광장에서 보이는 것을 확인했고, 심지어 5층 탈의실까지 다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호텔 측은 사우나 출입구 앞에 "사우나 통유리에 부착된 유리 필름이 고온 및 이상 기후로 인해 급격히 노후해 야간 시간대 외부 노출 우려가 있는 상태라서 긴급 교체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는 내용의 입간판을 설치했다. 노출 피해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에 A씨는 "이런 입간판 두 개가 그동안 노출된 고객들에 대한 사과문까지 포함된 거라더라. 게시한 곳도 호텔 프론트 앞이 아닌 사우나 출입구 앞이었다"면서 "저희 요구사항은 홈페이지에 그동안 여성 사우나 이용 고객들의 몸이 노출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내용을 올리는 거라고 다시 전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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