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신자' 연호 여전했던 부울경 합동연설회… 전한길 "입장 금지 조치 수용"

12일 부산 벡스코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 열려
'출입금지' 전한길 씨, 벡스코 앞에서 영상 촬영만 하고 떠나 충돌 없어
당내 지도부 당부에도 '배신자' 연호 이어져… '찬탄' '반탄' 구도도 여전

12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가 연설하는 도중 한 당원은 두 팔로
12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가 연설하는 도중 한 당원은 두 팔로 '엑스자'를 그리며 있고, 그 옆에 다른 당원은 붐비나를 흔들며 김 후보에게 환호를 보내고 있다. 윤정훈 기자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12일 부산에 있는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국민의힘의 전당대회 출입금지 조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윤정훈 기자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12일 부산에 있는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국민의힘의 전당대회 출입금지 조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윤정훈 기자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관련 소동으로 앞서 대구에서 홍역을 치른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부산에서 두 번째로 개최됐다.

12일 오후 2시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이날 연설회장에는 국민의힘 지도부로부터 전당대회 입장이 금지된 전한길 씨가 입장을 시도할 경우에 대비해 경찰이 배치됐고, 출입 비표 확인 또한 한층 더 엄격하게 이뤄졌다. '출입등록 및 사전 취재신청이 완료된 언론인에 한해 취재가 가능하다'는 안내문도 회장 곳곳에 붙어 있었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전당대회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면 안 된다는 당부를 연신 전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연설회에서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욕을 하는 행위는 전당대회의 성숙한 모습과는 맞지 않다"며 "당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우여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 또한 "각 후보 진영은 자신들의 강점을 확실하게 보여주시고, 또 상대 후보의 주장도 겸허히 경청해서 서로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이날 전 씨는 연설회장에 출입을 시도하지는 않았지만, 연설회 시작 전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받은 프레스증(언론 비표)을 목에 건 채 벡스코 앞에 나타났다.

그는 "비록 출입금지 조치가 부당한 조치라는 개인적인 안타까움은 있으나 당 지도부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당원의 의무라고 판단했다"며 "국민의힘 평당원으로서 지도부의 출입금지 조치를 전격적으로 수용하고, 당헌·당규를 성실히 따르고자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유튜브 영상 촬영을 위해 인근 유엔기념공원으로 떠나며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 씨 측은 "나머지 충청·호남, 수도권·강원·제주 연설회가 열리는 지역을 방문할 계획 또한 없다. 모든 기차표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전 씨는 없었으나 이날 연설회에서도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은 사라지지 않았다.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 앞서 발생한 소동을 의식해 "안녕하세요, 배신자 김근식 입니다"를 시작으로 입을 열었고, 관중석에선 '배신자', '꺼져라' 등 소리가 쏟아졌다. 김근식 후보가 직접 "말씀 좀 드릴 수 있게 조용히 좀 해 달라"고 부탁했으나 비방의 목소리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은 이어진 당 대표 후보 정견 발표에서도 재연됐다.

조경태 당 대표 후보의 정견 발표 순서가 되자 '배신자' 연호와 지지층의 응원 목소리가 뒤섞여 회장은 소란스러워졌고, 조 후보가 "목소리를 줄여 달라"고 말했지만 회장은 쉽사리 조용해지지 않았다. 이후 장동혁 후보의 정견 발표 때도 한 당원이 장 후보를 향해 욕설을 날려 장 후보 지지자와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날 당 대표 후보들의 연설 또한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 2 대 2 구도로 명확히 갈렸다.

조 후보는 "국민을 배신하고 국민의힘 당원을 배신한 사람은 윤 전 대통령"이라며 "우리 보수 정당은 헌법의 가치와 법치를 지키는 정통 보수인데, 이것을 파괴한 윤 전 대통령과 우리는 반드시 절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찬탄파' 안철수 후보 또한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 계엄에 찬성하고 윤어게인을 신봉하는 한 줌의 극단 세력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며 "윤어게인 당 대표를 세우면 어떻게 되겠느냐. 이재명 민주당이 파놓은 내란 정당의 늪에 그대로 빠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반탄' 후보들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반탄' 장동혁 후보는 "국민과 언론의 입을 틀어막고 사법부를 겁박해 5개의 재판을 멈춰 세운 것이야말로 소리 없는 계엄이다. 더불어민주당을 해산하고, 민주당을 앞세워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있는 이재명(대통령)을 반드시 탄핵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김문수 후보 역시 "(민주당이) 3개의 정치 특검을 꾸려 윤 전 대통령을 구속하고 구치소에서 인권탄압까지 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과 끝장토론할 것을 제안한다. 민주당을 해산할 것인지, 국민의힘을 해산할 것인지 끝장토론을 해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충청·호남 합동연설회와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는 오는 13일, 14일에 각각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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