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포항공대)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임신혁·김태경 교수, 생명과학과 박철훈 박사 연구팀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이하 ASD) 발병에 관여하는 장내 미생물과 면역 반응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냈다.
장내 환경 조절을 통한 자폐증 치료 가능성에 새로운 길을 연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ASD는 사회성·의사소통·행동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발달장애로, 최근 환자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늘고 있는 질환 가운데 하나다. 이 질환은 주로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 기존의 유전적 요인보다는 장내 미생물과 면역 반응이 뇌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장-뇌 축' 이론에 주목했다.
사람 몸속에는 인간 세포보다 10배 많은 박테리아가 존재하는데, 임상 연구에 따르면 ASD 환자는 일반인과 다른 장내 미생물 구성을 갖고 있다는 것.
특히 환자의 90%가량이 위장관 질환을 함께 겪고 있다는 점도 미생물과의 연관성을 짐작하게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세계 최초로 무균 상태에서 자란 유전자 변형 ASD 동물(쥐) 모델을 제작했다.
이 모델은 장내 미생물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는 ASD 특유 행동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장내 미생물이 자폐증 증상 발현에 필수적 요인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또 장내 미생물이 뇌 속 면역세포 염증 반응을 촉진하고, 특정 염증성 T세포가 자폐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실제로 연구팀이 이 염증성 면역 경로를 차단하자, 신경 염증이 줄고 행동 이상이 완화됐다.
장-면역-뇌를 잇는 새로운 메커니즘임을 입증한 연구팀은 프로바이오틱스 후보 유전체를 분석해 대사산물 생성 및 흡수 능력을 예측하는 AI(인공지능) 기반 대사산물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을 통해 프로바이오틱스 균주인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균을 찾아냈다. 이 균을 투여하면 대사 균형이 회복되고 신경 염증이 감소하는 등 ASD 관련 행동 이상이 예방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신혁 교수는 "자폐증을 유전 질환으로 여길 게 아니라, 장내 미생물 조절을 통해 관리할 수 있는 면역-신경계 질환으로 봐야 한다.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는 크다"면서 "앞으로 임상 연구를 통해 자폐증 증상 개선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및 생균제 치료제 개발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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