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초등교사 '직무 불만족' 17→30% 급증

초등교사 2천198명 종단연구 분석
긍정적 태도 32→24%로 8%p 감소

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를 3일 앞둔 지난해 7월 15일 오전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를 3일 앞둔 지난해 7월 15일 오전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교권 침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이 초등교사들의 정신 건강과 직무 만족도 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 한국교원교육학회에 게재된 '초등교사의 교직 태도 변화 탐색: 서이초 사건을 전후로'(서울대 이승현·신다희·엄문영) 논문에 따르면, 2023년 한국초등교원종단연구에 참여한 교사 2천198명을 분석한 결과 부정적 교직 태도를 지닌 사람은 30.2%로 파악됐다. 17.0%가 부정적 교직 태도를 가졌던 2022년에 비해 13.2%포인트(p)나 증가한 수치다.

반면 긍정적 교직 태도 집단은 2022년 32.9%에서 2023년 24.2%로 8.7%p 감소했다.

교직 태도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고갈 상태인 '소진'과 업무 환경에서 느끼는 '직무 만족'을 토대로 형성되는 교사들의 업무 태도다. 교사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직업에 만족감을 느끼면 긍정적 교직 태도가, 반대일 경우 부정적 교직 태도가 형성된다.

2023년 조사에서 부정적 교직 태도의 초등교사 비율이 증가한 데에는 조사 이전인 같은 해 7월 발생한 서이초 사건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서이초 사건은 서울 서이초에서 근무하다 교내에서 생을 마감한 20대 교사가 생전 교권 침해를 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사건이다. 이는 학부모 갑질과 교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불을 지폈고, 교사들은 그해 10월까지 집회를 이어가며 교권 보호와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저자들은 논문에서 "(교직 태도의 변화는) 서이초 사건 전후로 교사 사회의 전반적인 교직 태도가 변화했음을 의미한다"며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교사들은 우울감과 죄책감, 교권 추락에 대한 우려를 경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이초 사건이 벌어진 2023년 정년을 채우지 않고 중도에 퇴직한 교원 수는 전년 대비 12.6% 증가한 7천626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교원대 류성창·신창기·김유정·김갑성은 '초·중등 교직 이탈에 관한 국내 연구 동향 분석: 2018-2024년 연구를 중심으로' 논문에서 "서이초 사건은 교사의 개인적 요인뿐 아니라 학생, 학부모 등과의 관계 요인이 교직 이탈에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저자들은 교직 이탈 해결 방안으로 ▷ 교권 보호의 실질적 작동을 위한 제도 정비 ▷교직 이탈의 복합적 원인을 반영한 정책 접근 ▷교사 생애 주기별 맞춤형 지원 체계 구축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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