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정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즉석으로 선물한 특별 제작 만년필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해당 제품을 만든 공방이 일시적으로 주문을 중단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만년필은 특별히 주문 제작된 제품으로 향후 판매 계획이 없다고 공방 측은 전했다.
27일 국내 수제 필기구 제작소 '제나일'은 공지를 통해 "짧은 시간 안에 너무 많은 주문이 몰려 제작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루에 많아야 열 개 남짓 제작 가능한 소규모 공방이라 짧은 순간에 너무 많은 주문이 들어와 주문량을 소화하기 어려워 주문을 닫아놓게 되었다"고 밝혔다. 제나일 측은 "지금 주문해 주신 제품들도 모두 꼼꼼히 제작해 보내드리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염치없고 송구스럽지만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 주문이 가능할 때 솔드아웃을 풀어놓겠다"고 안내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사용한 펜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당 제품은 일반 판매용이 아닌 특별 제작품으로 판매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현재 제나일의 공식 판매 페이지에서는 전 제품이 품절 상태다. 전날 주문을 완료한 고객들에겐 별도 문자로 안내를 발송해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관심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직후 진행된 서명식 장면이 공개되면서 촉발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방명록 작성 당시 갈색 원목으로 제작된 두꺼운 펜을 사용했고, 이를 유심히 지켜보던 트럼프 대통령은 "두께가 아름답다"며 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이 직접 가져오신 건가요?"라고 물었고, 이 대통령이 "맞다. 가져온 것"이라고 답하자, "다시 가져가실 거냐"고 농담을 건넸다. 이에 이 대통령은 두 손을 펼쳐 '가져도 좋다'는 제스처를 보내며 즉석에서 선물로 건넸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이 펜은 대통령실의 요청으로 특별 제작된 것으로, 일반 판매용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제나일 측은 "7월 초 대통령실로부터 의뢰를 받고, 8월 중순까지 기존 작업과 병행하며 수작업으로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펜은 일반적인 만년필이 아니라, '모나미 네임펜'을 심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내부 구조가 설계됐다. 원목 몸체에 드릴링 작업을 거쳐 네임펜을 삽입한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펜 뚜껑 위에는 태극 문양, 펜대 상단에는 봉황 문양이 각각 각인돼 있다. 대통령실은 당시 제나일 측에 "가벼운 무게로 제작하고 봉황과 태극 문양을 넣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나일은 나무 본연의 질감을 살린 수제 펜으로 유명한 국내 브랜드로, 장인이 직접 원목을 깎아 만드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소재는 장미나무, 올리브나무 등으로 다양하며, 마감재로는 야자수 잎 추출 왁스와 천연 밀랍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제품의 가격대는 8만~15만 원대 수준이다.
제나일은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시기에도 대통령 전용 서명용 펜을 제작한 바 있다. 특히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당시에는 문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에 사용된 볼펜을 납품했으며,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예술인들에게 전달된 선물용 펜도 이 공방에서 제작됐다.
이와 관련해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펜을 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의 서명 전용 펜이 만들어진 것은 남북정상회담 이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9·19 군사합의에 서명할 때 북한은 몽블랑 만년필을, 남은 네임펜을 사용해 서명했는데 이것 때문에 당시 의전비서관이 아주 낭패를 봤다. 네임펜을 선호했던 것은 문 전 대통령이었지만 보기에도 좋지 않았고 의전적으로 비교돼 보였다는 것이 화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대통령의 서명 때 전용 펜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심지를 안에 넣고 대통령 휘장을 새겨 넣은 나무+금속 펜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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