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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이춘근] 중국과 시진핑의 실체를 폭로한 전승절 80주년 군사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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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국제정치학자

중국, 북한, 러시아와 같은 공산, 독재 국가를 연구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학자들은 주로 문서(document)에 의존하여 연구하는데 독재 국가들에서 생산된 문서들은 신빙성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노동 신문을 보고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현상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독재 국가들의 정치 체제를 연구하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바로 독재 국가들이 드문드문 보여주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다. 예로서 지난 5월 1일 노동절에 크렘린 광장에서 펼쳐진 러시아의 군사 대행진, 북한이 가끔 펼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 그리고 지난 9월 3일 중국 천안문 광장의 전승절 80주년 기념 군사 대행진 등이 그것이다.

학자들은 바로 이와 같이 독재 국가들이 공개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통해 그 나라의 속사정을 연구하곤 한다. 그래서 독재 국가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연구자라고 부르는 대신 관찰자라고 부른다. 중국을 연구하는 사람을 차이나 리서처(China Researcher)라고 말하는 대신 차이나 왓처(China Watcher)라고 말하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의 행동과 모습, 시진핑 주석의 옆에 누가 서 있었냐, 주요 인물들이 새로 나타나거나 없어지는 모습, 그들의 자리 변화 등을 관찰함으로써 중국 정치 체제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중국의 경제 상황이 대단히 악화되었고 시진핑의 정권에도 균열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들이 퍼지기 시작했다. 늘상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던 시진핑이 몇 달씩 보이지 않는다던가, 외국 원수가 방문했는데도 행사장이 공식적인 곳이 아니었다던가 혹은 시진핑을 향해 열렬하게 박수를 쳐야 하는 자리에서 시진핑에 등을 보인 장군이 있었다는 사실 등은 시진핑의 권력이 더 이상 공고하지 못하다는 풍문의 원천이었다.

그래서 다수 학자들은 전승 80주년 행사에서 시진핑의 모습을 보면 중국 정치의 진실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금년 중국의 전승절 행사는 보다 각별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기대되었다.

1945년 8월 15일 일본 천황은 미국에 대해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고. 9월 2일 일본군 사령관과 일본 외무장관은 동경만에 정박 중이던 미국 전함 미주리호 선상에서 맥아더 미 육군 원수에게 항복을 했다. 당시 중국대륙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벌렸던 국민당의 장개석 군대과 정부는 9월 2일의 다음 날인 9월 3일을 중국의 대일전쟁 승리의 날로 선포했다.

장개석의 국민당 군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일본과의 전투를 수행할 수 있었다. 결국 현재 중국 공산당이 기념하는 전승절은 모택동의 공산군이 주역이 되어 성취한 승리는 아니었다.

중국은 8이라는 숫자를 대단히 좋은 숫자로 생각하며 80주년인 금년 전승절은 다른 어느 때 보다 큰 규모로 치러졌다. 세계 26개국 대표단이 중국의 기념식에 참석했다 하며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귀빈은 러시아의 푸틴과 북한의 김정은이었다. 26개국 중 미국의 동맹국 중에는 유일하게 대한민국이 포함되었다.

이번 전승절 행사를 통해 학자들은 시진핑 권력의 실체에 대해서 많은 것을 관찰할 수 있었고 좋은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시진핑의 권력이 공고하게 유지되지 못하고 있다 라는 사실과 시진핑의 육체적 건강도 나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진핑의 말투와 모습은 당당하지 못했다. 시주석의 얼굴이 너무도 검게 되었다는 사실을 본 수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곧 '죽을 얼굴'이라며 인터넷 공간을 시끄럽게 했다.

기념식 직전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푸틴은 중국 공산군이 얻은 승리라는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시진핑과 푸틴이 행사장으로 걸어가며 했던 대화가 장기이식을 통한 불로장생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 알려지자 세계는 경악했다. 10년 전 전승절 70주년 기념식 당일 천안문 주석단 한 가운데 서 있었던 시진핑은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건강하고 자신에 찬 모습이었다.

당시 시진핑의 오른쪽에는 전임 중국 국가 주석들이 배석해서 시진핑 권력의 튼튼함을 증명해 주었다. 금년 전승절에는 시진핑의 권력을 보장해 줄 중국 정치 원로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시진핑 권력에 가장 큰 도전을 가하고 있는 인물인 장 여우 샤 장군이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자리에 배석하고 있었다는 점도 놀라운 일이다.

중국이 과시한 현대식 무기들도 군사 전문가들을 감동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심지어 그 무기들이 진짜 성능을 발휘하는 최신의 무기인지 조차 알 수 없는 가짜라고 주장하는 전문가조차 있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북한 정상이 모인 모습을 보고 그다지 걱정스럽지 않다며 조롱했다. 방미시 대통령의 언급처럼 이제 한국은 더 이상 안미경중(安美經中)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음이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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