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는 어느 한 지방에서만 쓰는 표준어가 아닌 말을 뜻하고, 방언은 사투리의 개념을 포함하면서 한 언어에서 지역 또는 사회계층에 따라 분화된 말의 체계를 이른다. 이 둘 사이에는 분명 학문적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사투리로 통용되고 있다.
신승원(68) 한국방언연구소장은 이 방언 연구에 48년간 매진한 방언학자다. 대학시절 방언학 수업을 듣고 매료돼 학사와 석·박사까지 이 전공으로 학위를 받았다.
이후 고등학교와 영남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다 2015년 명예퇴직한 그는 이듬해 대구에 사설 연구소인 한국방언연구소를 설립하고 관련 책 수집 및 출간을 본격화했다. 5년 연구 끝에 펴낸 '경북 청도 지역어의 조사·연구'(3인 공동 연구)와 '고령지역어 조사연구 보고서 등이 그 결과물이다. '말모이(경북편)' 사투리 사전은 감수자로 참여했다. 이 밖에도 방언 활성화를 위한 강연, 온라인 모임 운영 활동도 꾸준히 펼쳐나가고 있다.
그가 이토록 방언의 가치에 주목하는 이유는 '문화의 다양성' 측면과 '해당 지역의 무형문화 유산 보존' 차원에서다. 방언 속에는 고어를 풀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며 다양한 표현을 통해 우리 문화의 저변도 풍부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사투리를 문법에 맞지 않는 시골말로,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쓰는 현대 서울말로 여기는 분위기다. 이와 달리 일본은 자국 국어대사전에 사투리를 대거 수록하고 엘리트 젊은층에서 수도 도쿄 말보다는 교토 말(우리 경주 말에 해당)을 사용하려 노력하는 등 사투리를 중시한다.
신 소장은 "표준어는 의사소통을 위해 만든 규범적인 말일 뿐 사투리 쓰는 걸 부끄러워하거나 고쳐야 할 무언가로 치부할 필요는 전혀 없다"며 "경상도 사투리도 예전 신라시대 에는 표준어였음을 상기하고 자부심을 갖자"고 역설했다.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방언 연구를 위해 그는 '한국방언박물관' 설립을 꿈꾸고 있다. 설립 후에는 경북 내에서도 경주·포항, 상주·김천, 울진, 성주, 영주 등으로 지역을 세분화해 경북 방언 연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투리 시낭송 대회, 사투리 수필극 대회, 사투리 동화극 대회, 사투리 동영상 제작, 사투리 조사반, 사투리 연구 발표대회 등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이제 경상도 사람들도 시낭송이나 문학작품 등에서 당당하게 사투리로 표현해 말 맛을 제대로 살렸으면 좋겠다"며 "저도 방언이 조상들의 혼이 서린 말, 역사와 전통을 가진 지역 말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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