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청이 80억원의 세수 결손으로 특별회계 전출을 요청하는 등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시급성이 부족한 '거문고 구입비' 등 일부 예산이 편성돼 논란이 일고 있다.
수성구청은 최근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1대당 2백만원의 거문고 10대를 구입하겠다며 2천만원의 예산안을 편성했다. 한국전통문화체험관의 거문고 체험 프로그램을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체험 프로그램의 수요가 워낙 적다는 점이다. 구청과 수성구의회 등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임시 교육과정으로 지난 8월 진행된 수강생 모집 당시 신청자가 3명에 그쳤다. 해당 프로그램은 오는 11월 두차례에 걸쳐 모두 2시간의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성구의회는 프로그램 신청자가 극히 적고 수업 시간도 2시간 뿐인 상황에서 고가의 거문고를 10대나 구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수성구청이 최근 수십억원의 세수 결손으로 추경에 나선 상황에서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올해 세입은 273억원, 세출은 353억원으로 80억원의 결손이 발생한 상태다. 지난 7월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에 쓰인 구비 58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순수 22억원의 재원이 부족하다. 수성구청은 올해 상반기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지방채 65억을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해당 예산안은 8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6백만원이 삭감된 1천400만원으로 문턱을 넘었다. 일각에서 전액 삭감 주장이 나와 투표까지 이뤄졌지만 찬성4표, 반대5표로 부결됐다.
수성구의회 내부에서는 구청이 거문고 구입 사례와 같이 불필요한 사업에 혈세를 투입하는 사례가 적잖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대현 수성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세입 감소가 최근 몇 년간 두드러졌는데도 진밭골 체육시설은 기존 예산에서 두배 증액됐고, 수성못 수상공연장, 수성국제비엔날레 등 구청장 공약사업을 이행하기 위해 막대한 혈세가 들어간다"며 "재정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동 행정복지센터 이전 등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현안 사업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거문고 프로그램은 내년에 정식 교육과정으로 운영할 예정이고, 적극 홍보해서 활성화 시킬 예정"이라면서 "재정 문제의 경우 사업의 중요도를 매겨 구 자체 사업이나 신규 사업은 예산 규모를 축소하는 등 여건에 맞게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장동혁 "한동훈과 같이 못간다…해당 행위엔 강력 조치"
차진아 교수 작심 인터뷰 "수준 낮은 공청회…秋, 공직 자격 없어"
'700조 선물 외교'에도 뒤통수 친 미국, 혈맹 맞나
국민의힘, 美 '韓기업 이민단속'에 "700조 투자하고 뒤통수"
트럼프 "한국 배터리·조선 인력 불러들여 미국인 훈련시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