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튜버 폭행 가해자 중국인이라더니 한국인"...7시간만에 말바꾼 경찰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대만 국적 여성 유튜버가 폭행을 당했다며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대만 국적 여성 유튜버가 폭행당한 사건을 두고, 경찰이 가해자의 국적을 중국인이라고 잘못 발표했다가 수시간 만에 한국인으로 정정하는 일이 벌어졌다.

마포경찰서는 17일 오후 "14일 오전 홍대 거리에서 대만 여성과 한국인 남성이 얽힌 쌍방폭행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당일 오전 9시 50분쯤 "가해 남성은 중국 국적의 20대"라고 발표한 지 약 7시간 만에 수정한 내용이다. 경찰은 당초 이 사건과 이름이 유사한 또 다른 대만 여성의 신고 사건과 혼동해 국적을 잘못 기재했다고 해명했다. 문제의 사건은 14일 오전 5시 20분쯤 발생했으며, 한 남성이 대만 국적의 여성 유튜버 A씨 등 2명을 폭행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인 A씨는 사건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모르는 한국 남성이 신체 접촉을 시도했고, 하지 말라고 하자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대만 현지 언론에도 보도되며 파장이 일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당시 친구 B씨와 길을 걷다 한국인 남성 2명에게 '같이 하룻밤을 보내자'는 제안을 받았다.

특히 한 남성은 B씨의 어깨에 손을 얹거나 머리를 쓰다듬는 등 신체 접촉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B씨를 대신해 "제 친구를 만지지 말아달라. 아무 관계도 아니지 않냐"고 막아섰지만, 남성은 A씨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더니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스킨십을 이어갔다.

이에 A씨가 결국 욕설로 받아치면서 말다툼은 폭행으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남성은 A씨의 뺨과 팔다리 등을 폭행했다. A씨는 "단순히 (하룻밤 제안을) 거절했을 뿐인데, 이렇게 폭력을 당할 줄 몰랐다"며 "폭행으로 엄지손가락이 부러졌고, 온몸이 멍투성이"라고 호소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은 언론에 "가해자는 중국 국적"이라고 밝혔지만, A씨는 재차 SNS를 통해 "가해자는 한국인이 맞다"며 "경찰이 CCTV도 확인하지 않고 집에서 쉬라고만 했다"고 했다.

A씨의 SNS에는 "한국 남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혐한"이라는 취지의 비난 댓글이 무더기로 달렸다. 이에 A씨는 17일 "가해자가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며 다시 마포경찰서를 방문했고, 경찰은 결국 국적 오표기 등 혼선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다만 경찰 측은 "현장에서 양측 모두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혀 사건은 종결됐다"는 입장을 덧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