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경북 구미에 본사를 둔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의 인수 유력 주자로 떠오르면서, 지역 경제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이르면 연내 SK실트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SK그룹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로, 인수 금액은 1조원 중반에서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두산그룹은 2022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테스나'를 인수한 데 이어 웨이퍼 생산업체인 SK실트론까지 품에 안게 되면, 반도체 전·후공정을 아우르는 핵심 소재·부품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특히 SK실트론의 웨이퍼 생산 기술과 두산테스나의 웨이퍼 테스트 사업 간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되면서, 구미 국가산단 내 반도체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두산이 반도체 사업을 그룹의 미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SK실트론 인수는 구미의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인수에 대한 지역 사회의 가장 큰 기대는 지역 경제 활성화다. 두산그룹의 새로운 투자가 구미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협력업체 생태계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실트론의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신규 투자가 단행될 경우, 구미 공장 증설 등을 통해 지역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하지만 대규모 인수합병 뒤에는 늘 '구조조정'이라는 그림자가 따르기 마련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이번 인수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중복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실트론 노동조합 측은 고용 안정과 근로 조건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최무환 SK실트론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누가 인수하든 현재의 고용과 근로조건은 반드시 승계돼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과 함께 '협상 테이블에 노조의 참여'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와 우려 속에서 구미시와 지역 정치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특히 구미시는 두산 측에 고용 승계 보장과 지역 내 재투자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이를 위한 행정적 지원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역 정치권 또한 중앙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하며, 두산그룹의 투자를 원활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확보하고, 인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사 갈등을 중재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두산의 SK실트론 인수는 구미 경제에 있어 분명한 기회 요인이지만, 이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 구성원 모두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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