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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포비아' 피해자가 유인책? 80여명 소재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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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실종·감금 143건 접수…몸값 수천만원 주고 풀려나기도
취업 미끼 덫, 범죄 가담 가능성

14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시하누크빌에 있는 범죄 단지로 추정되는 건물 모습.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시하누크빌에 있는 범죄 단지로 추정되는 건물 모습. 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이 고문당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이른바 '캄보디아 납치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당국과 경찰 등에 의해 여러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어 이른바 '캄보디아 포비아'가 퍼지고 있다. 정부는 사태 수습을 위해 이날(15일) 캄보디아에 '정부 합동 대응팀'을 파견키로 했다.

현지에서 납치·감금 등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가 전국서 잇따르고 있다. 14일 외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에 입국했다가 연락 두절 또는 감금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한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330명, 지난해 220명이었다. 이 중 지난해 210명, 올해 260명이 현지 경찰에 체포되거나 구조 후 추방, 탈출 및 귀국 등으로 범죄단지에서 벗어나 '종결' 처리됐다.

올해 8월 기준으로 80여 명은 안전이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이날 경찰청은 지난해 1월부터 전날까지 캄보디아 관련 실종 및 납치·감금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총 143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고수익을 미끼로 한 취업 사기의 덫에 걸린 정황이 드러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경남 지역에서 접수된 두 건의 피해 신고는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취업 사기로 드러났다. 20대 남성이 "캄보디아 카지노에서 일주일간 근무하면 350만원을 주겠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감금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은 여권과 휴대전화 등을 뺏겼다가 자력으로 탈출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달 20대 남녀 2명이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현지에서 범죄 조직원들에게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긴 채 감금됐다. 범죄 조직은 피해 가족들에게 요구한 몸값 1천600만원을 가상화폐로 전달받고서 이들을 풀어줬다. 두 사람은 풀려나 지난 8월 4일 귀국해 같은 달 13일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이와 관련,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0대 한국인 여성 A씨가 캄보디아 범죄 조직의 '유인책'이었다는 제보를 받고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A씨가 범행에 연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캄보디아 납치·감금 피해자는 범죄 수익 세탁이나 보이스피싱 사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캄보디아 한인회장 역시 최근 "탈출했다가 공항에서 다시 붙잡히는 경우가 있고, 그런 경우는 폭행이 더 심해진다"는 취지로 현지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정부는 15일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합동 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한다. 외교부 외에도 경찰청과 국정원 등도 함께 출국해 앞서 발생한 한국인 대학생 고문 사망 사건에 대한 공동 조사와, 캄보디아에 구금된 한국인 송환 계획을 협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캄보디아 내 주요 범죄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 격상을 검토하는 한편, 주캄보디아 대사관에도 인력 보강을 추진키로 하는 등 범죄 예방 조치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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