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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범 조선족, 총 소지…피살 대학생, 맞아서 몸이 검정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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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범죄단지 피해자와 함께 감금됐던 한국인 2명 증언

마약을 강제로 흡입당하는 캄보디아 범죄단지 피해자 박모 씨. JTBC 방송화면 캡처
마약을 강제로 흡입당하는 캄보디아 범죄단지 피해자 박모 씨. JTBC 방송화면 캡처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고문을 받다 숨진 대학생 박모 씨 사건과 관련해 박 씨와 함께 감금됐다 탈출한 피해자들이 언론을 통해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털어놨다.

14일 JTBC는 박 씨와 함께 감금돼있었던 또 다른 한국인 피해자 A씨를 인용해 박씨가 지난 7월 캄보디아 '웬치' 지역의 이른바 범죄단지에 감금된 뒤 지속적인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고 전했다. A씨는 박씨의 생전 모습을 위험을 무릅쓰고 촬영한 인물이다.

영상에 따르면 조직원들은 "한국에서 돈을 빼돌렸다"며 박씨를 협박했고, 폭행 장면에서는 욕설과 함께 "야. 또 모른다 해라. XXX야 또 모른다 해라, 대라!"라는 고함이 이어졌다. 이들은 박씨에게 마약을 억지로 강요하기도 했다.

A씨는 "전기로도 막 지지고 많이 때리더라"며 "유튜브에서 많이 나오지 않나. 기다란 건데 때릴 수도 있고 지질 수도 있는 (고문 도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씨는) 살아 있던 게 신기할 정도였다"며 "팔뚝이랑 무릎, 정강이, 얼굴, 허리 등 아픈 곳은 다 때리는 거 같았다. 몸이 거의 검정색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 주도자가 조선족 리광호라고 밝히며, 리씨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박 씨 사건과 관련해 체포됐다고 보도된 중국인 3명은 시신을 옮길때 있었던 조직원일뿐 진범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A씨 역시 박 씨와 공범으로 의심받아 방에 감금됐고, 며칠 뒤 혼란스러운 틈을 타 탈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박씨는 다른 조직에 팔려가 8월 8일 사망한 채 발견됐다.

박 씨가 고문 끝에 숨지기 직전까지 함께 감금됐던 40대 남성 남성 B씨는 SBS에 감금된 한국인이 20여명이었고,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렸다고 증언했다. B씨는 박씨에 대해 "몸이 상태가 엉망이었고 제대로 바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박씨를 포함해 당시 23명의 한국인이 감금돼 있었다며 "1호, 2호, 3호… 이런 식으로 번호를 매겼다. 저는 2호로 불렸고, 경북의 20대 청년(박씨)을 '21호'로 부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매일 최대 17시간 동안 보이스피싱 범죄에 강제로 동원됐으며 실적이 떨어지거나 구조를 시도하다 적발될 경우 끔찍한 폭행과 전기 고문이 이어졌다고 한다. B씨는 "우리가 사람이 아니고 물건이나 소모품이라고 느꼈다"며 "자기네들 이권을 위해 쓰는 타이어 같았다. 타이어가 닳으면 버리지 않나"라고 했다.

현재 동남아에 머물고 있는 B씨는 박 씨가 숨진 다음 날 감금 135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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