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AI 시대 에너지 중요한데…현실로 다가온 '탈원전 시즌2'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새 정부 에너지 대란 우려 확산
李 대통령, 신규 원전 '실현 가능성 없다'…김성환 장관 국감 답변도 '모호'
여당 의원들, 尹 정부 원전 수출 성과 두고 '싸놓은 똥' 맹비난
국정 과제서도 원전 빠져…'활성화' 사라지고 '현상 유지' 그치나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 정부 에너지 정책이 재생에너지에 방점을 둔 채 원자력발전은 현상 유지에 그치는 등 사실상 '탈원전 시즌2'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주무 부처 장관 모두 신규 원전 건설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다 국정 과제에서도 원전 활성화는 찾아볼 수 없어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안정적 전력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이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15일 원전 업계 등에서는 윤석열 정부 당시 확정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긴 원전 2기 신규 건설이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데 최하 15년이 걸린다. 부지가 있고 안정성이 확보되면 (신규 원전 추진을) 하겠지만 내가 보기에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역시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이긴 마찬가지다.

김 장관은 지난 14일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규 원전 건설 여부에 대해 "필요성이 없거나 (유치를) 신청하는 곳이 없으면 추진하지 않을 수 있고 사정에 맞춰야 한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 대통령과 김 장관의 태도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 123건 중 원전 관련 내용이 하나도 담기지 않은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원전 운영·건설 업무는 에너지 활성화와 상충되는 환경부로 옮겨가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지난 13일 열린 산업통상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 당시 이뤄진 체코 원전 수출과 관련해 '불공정 합의' 논란을 집요하게 제기하며 '윤 정부가 싸놓은 똥'이라고 폄훼하는 등 원전 활성화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보인다.

일각에서는 2030년까지 설계수명 만료가 예정돼 계속운전 심사를 받아야 할 원전 10기의 운명도 벼랑 끝에 선 처지가 아니냐고 우려한다. 해체로 결론난 문재인 정부 당시 고리 1호기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다수 원전을 보유한 대구경북(TK) 지역에서는 탈원전, 원전 가동 중단 등 정책의 현실화에 따른 세수 감소, 관련 업계 침체 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뀐 뒤 원전 활성화의 모멘텀이 꺾인 분위기다. 기존에 추진 중인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각별히 챙기고 있다"면서 "새 정부도 기존 원전은 최대한 활용한다고 했으니, 경북 소재 원전들의 계속운전 허가가 적기에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