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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APEC ④] APEC 날개 달고 ICT 융합 글로벌 관광도시 도약하는 '천년수도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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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레저 결합한 11개 관광 투어코스…XR버스 투어도 처음 선봬
대대적 야간경관 개선 '빛의 향연'…APEC 이후 문화 레거시 구축에 총력

불국사 항공사진. 경주시청 제공.
불국사 항공사진. 경주시청 제공.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에 정부와 경북도, 경주시는 신라 천년의 문화유산에 대한민국의 최첨단 ICT 기술을 융합한 혁신적인 관광 콘텐츠를 선보인다. 특히 회의 참가자들의 일정을 고려한 맞춤형 투어 프로그램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관광 인프라는 경주의 문화관광도시 위상을 높이는 '퀀텀 점프'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블레저(Bleisure)' 코스 가동

경북도는 APEC 정상회의 주간인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경주를 찾는 세계 각국의 참가자를 위해 맞춤형 관광프로그램 11개를 개발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본 회의와 관련 회의에 참가하는 외국인과 배우자, 수행원 및 기자단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인 투어와는 달리 비즈니스로 짧은 시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머무는 기간 동안 경주의 문화와 멋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맞춤형 블레저(business+leisure) 코스다.

투어는 주간 반일 코스 6개, 야간 코스 3개, 전일 코스 2개 등 총 11개 코스로 운영된다. 참가자들은 헤리티지, 문화체험, 산업투어 등 다양한 테마에 맞게 원하는 코스를 선택해 참가할 수 있고 참가비는 무료다. 특히 반일코스와 야간코스는 소요시간이 3~4시간으로 외국인들이 일정에 지장 없이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세분화해 구성됐다. 코스는 한복패션쇼나 포항 APEC 기념 불꽃쇼 등 정상회의 기간 동안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행사와 연계돼 색다른 멋을 선보인다.

석굴암 내부. 경주시청 제공.
석굴암 내부. 경주시청 제공.

반일 코스 중 헤리티지 투어는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 양동마을과 옥산서원, 국립경주박물관, 첨성대, 대릉원, 천마총 등 경주의 핵심 유적지를 포함하는 코스가 마련돼 있다. 자연생태 코스에선 남산과 포석정을 방문한다. 산업 투어 코스는 포항의 포스코와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을 방문하는 '해 뜨는 철강의 도시' 코스와 엑스포대공원의 경제전시관, 국제공예전시관, 대중음악박물관을 둘러보는 코스로 나뉜다.

첨성대 전경. 경주시청 제공.
첨성대 전경. 경주시청 제공.

야간 코스는 첨성대, 동궁과 월지, 월정교의 야경을 감상하는 '신라의 달밤' 코스가 헤리티지 테마로 운영된다. 문화체험 테마로는 대릉원과 보문호(문보트)를 즐기는 '낮보다 아름다운 경주의 밤' 코스가 국가유산 미디어아트와 연계돼 진행된다. 이와 함께 황리단길 다운타운을 둘러보는 셔틀버스 코스도 준비됐다. 전일 코스는 정상회의 기간 중 1일 한정으로 포항의 포스코, 스페이스워크, 영일대 해수욕장 등을 방문하는 포항 불빛축제 코스와 사유원, 치유의집, 교촌한옥마을을 둘러보는 자연생태 코스로 운영된다.

◆최첨단 ICT 융합…XR 버스로 천년 전 신라 왕경 체험

경북도는 경주의 유서 깊은 문화와 대한민국의 최첨단 ICT 기술을 융합한 관광콘텐츠로 XR모빌리티버스를 외국인 참가자들에게 우선 공개한다. XR 버스는 차량 내부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기술을 적용한 특별한 체험형 버스다. 버스의 창문에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외부 전경과 영상을 연동해 몰입감을 준다.

APEC 정상회의 기간 참석자들에게 대한민국의 우수한 IT 기술력을 홍보할 XR버스 내부 예상 이미지. 경북도 제공.
APEC 정상회의 기간 참석자들에게 대한민국의 우수한 IT 기술력을 홍보할 XR버스 내부 예상 이미지. 경북도 제공.

XR 버스에 탑승하면 1천400여년 전 신라의 모습이 XR을 통해 펼쳐진다. 황룡사, 월성, 첨성대 등 찬란했던 신라 왕경과 신라인들의 생활상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콘텐츠를 통해 신라의 호국과 번영의 염원을 담은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한 예로, '황룡사와 만파식적' 콘텐츠에서는 텅 빈 황룡사지에서 9층 목탑이 웅장하게 솟아오르고, 호국대룡이 만파식적을 전달하는 것을 보여주며 신라의 번영을 연출한다.

이는 복원이 어려운 사적지(황룡사지, 월성 등)를 XR 콘텐츠로 재현해 몰입감 있는 관광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동수단인 버스에 XR 콘텐츠를 탑재해 방문객들이 압축적으로 경주의 역사문화를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상회의 기간 회의 참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우선 선보이며, 이후 일반 관광객에게도 공개될 예정이다.

◆보문단지 대변신…야간경관 'APEC 레거시' 구축

APEC 정상회의장(HICO)과 주요 인사 숙박시설(PRS)이 밀집한 보문관광단지 일원은 '빛(light) 콘텐츠'를 강화하는 대규모 야간경관 개선사업을 통해 새로운 야간 관광 명소로 거듭난다. 이 사업은 APEC 이후 대한민국 대표 문화 브랜드로 육성될 APEC 레거시를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보문호반광장에 설치될
보문호반광장에 설치될 '부활과 신라왕실의 상징' 알조형물 예상 이미지. 경북도 제공.

또 경북도문화관광공사는 보문호반광장 일원에 부활과 신라왕실의 상징인 알 조형물을 설치하고 내부를 '황금나라의 기억' 영상 공간으로 조성한다. 보문호반광장 인근의 자연 지형(숲, 수면)을 배경으로 프로젝션 맵핑 신기술을 접목한 3D 입체영상쇼와 특수조명·레이저 빔 쇼도 연출된다. 이와 함께 육부촌 건축물을 활용해 전통 한옥 외형을 살린 트렌디한 미디어파사드를 선보인다. 프로젝션 맵핑으로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하는 전통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포함한 빛광장도 조성한다.

PRS인 힐튼호텔, 라한셀렉트 등에는 보문호수변 연결로 및 호반산책로를 고풍적인 'Golden City 경주'의 황금색을 활용한 야간경관으로 개선해 방문객 주요 동선상의 안전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고분, 첨단 디지털 기술과 만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대릉원 일원에서는 과학기술을 접목한 참신한 문화콘텐츠인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 행사가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24일간 진행된다. 이는 국내 최초로 고분을 활용한 미디어아트이다. APEC 정상회의와 연계해 경주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일 핵심 콘텐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주 대릉원 아침 풍경. 경주시청 제공.
경주 대릉원 아침 풍경. 경주시청 제공.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황남대총, 천마총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파사드, 관객 참여형 인터랙션 프로그램, 대릉원 중앙 광장의 사운드&라이트 쇼 등으로 구성된다. 황남대총과 천마총의 역사, 90호 고분의 역사교육용 프로그램 연출 등 각 장소에 맞게 맞춤식으로 제작된 미디어아트 작품이 투사될 예정이다.

미추왕릉 외벽에는 미추왕 설화 '죽엽군' 테마로 생성형 인공지능 기반 모션인식 인터랙티브 아트가 진행된다. 또 AI 기술로 복원한 고품질 3D 모델을 통해 유물을 관람하는 AR 콘텐츠 서비스 및 출토유물 전시 메타버스 뮤지엄을 온라인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경북도·경주시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를 단순한 국제행사로 끝내지 않고 이를 계기로 지속 가능한 문화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경주가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문화 테크놀로지 도시'로 거듭나는 것을 이번 APEC을 통해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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