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리튬이온 배터리, 일상 속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화재 위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다인 수성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이다인 수성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최근 도심 곳곳에서는 전동킥보드, 전동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를 쉽게 볼 수 있다. PM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교통수단으로 출퇴근이나 근거리 이동 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사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으나, 이들 대부분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어 화재 위험에 노출돼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된 PM 화재는 총 627건이며, 그 중 전동킥보드에서 발생한 화재가 76.3%(467건)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장소별로는 공동주택에서의 화재가 48.9%(299건)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고, 원인별로는 과충전으로 발생한 화재가 51%(312건)로 가장 많았다.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주로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등 주거공간에서 충전 중에 발생하며, 화재가 한 번 발생하면 순식간에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일상 속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충전하고 관리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배터리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공식 인증된 정품 충전기만 사용하고, 불법 개조 충전기는 사용하지 않는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내부 전압, 전류 관리가 중요하며, 인증 받지 않은 충전기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과전류나 과충전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과충전 시 배터리 내부 화학반응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되어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열폭주 현상으로 이어져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따라서 반드시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정품 충전기와 케이블을 사용해 충전해야 한다.

둘째, 완충 후 충전기를 즉시 분리해 과충전을 방지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과충전·과전류·열폭주를 방지하는 안전장치가 내장돼있기도 하지만, 모든 제품이 동일한 수준의 보호 기능을 갖춘 것은 아니다. 장시간 충전으로 인한 열폭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충전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완충 즉시 배터리와 충전기를 분리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충전은 반드시 사람이 지켜보는 시간에 실시한다. 지난 1일 서울소방재난본부의 화재 실험에 따르면, 현관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발생한 지 불과 4분 만에 현관 온도가 700℃를 넘기고, 불길이 외부로 확산됐다.

따라서 만일의 사태에 즉시 대응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충전은 배터리 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에만 실시해야 하며 취침 중이나 외출 시에는 충전하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관 근처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는다. PM을 현관에서 충전하기도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하다. 현관은 화재 발생 시 외부로 나가는 유일한 대피로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불이 나면 대피로가 막혀 탈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가능하면 실외의 안전한 구역에서 충전하고, 부득이하게 실내에서 충전할 경우에는 현관이나 대피로를 막지 않는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

PM은 우리의 일상을 한층 편리하게 해주지만, 그 편리함 뒤에는 언제든 화재로 번질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위험이 함께 존재한다. 작은 부주의가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화재 예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품 충전기 사용, 완충 후 즉시 분리, 사람이 지켜보는 시간에 충전, 현관 주변 충전 금지 등 일상 속 배터리 안전수칙을 철저히 실천하여 편리함과 안전을 함께 지켜 나가길 바란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