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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전창훈] 'K-컬처'에 대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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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훈 문화특집부장
전창훈 문화특집부장

올해도 'K-컬처'의 위력을 새삼 실감한 해였다.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 여진이 진행되고 있다.

케데헌에 나오는 남산타워, 낙산공원, 북촌 한옥마을 등 서울의 주요 명소는 연일 외국인들의 방문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K-팝이나 김밥, 컵라면 같은 음식도 인기몰이를 하는 등 전체적으로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케데헌 열풍은 '문화 콘텐츠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 또한 케데헌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이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모양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첫 케데헌 '싱어롱'(관객이 가사 자막을 보며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는 방식) 상영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케데헌 in 부산'이라는 제목으로 부산타워, 동래읍성 등을 '케데헌 성지'로 소개, SNS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구는 소외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구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시인 데다 '문화예술 소비'에 있어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뚜렷한 수혜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27일부터 일주일간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 때도 마찬가지다. 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유례없는 국제 이벤트가 경북에서 열렸지만, 대구는 딱히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달 10일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대구시를 상대로 연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나왔다.

대구에는 콘서트하우스와 오페라하우스 등 우수한 공연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치맥페스티벌, 파워풀대구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 축제도 열린다. 또한 동성로, 근대골목, 김광석 거리, 서문시장, 간송미술관 등 굵직한 문화·관광 콘텐츠가 다양하게 퍼져 있다. 실상 웬만하게 다 있다는 표현이 맞겠다.

하지만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킬러 콘텐츠'가 없는 것이 문제다. 또한 대구 문화예술을 최대한 알리고 꾸미는 '마케팅'도 다른 경쟁 도시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아쉽다. 문화예술을 우리끼리 즐기고 향유하는 데 익숙한 폐쇄성도 영향을 주고 있다.

대구 문화예술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은 어떤가. 인사 전횡, 셀프 승진, 잦은 해외 출장 등 운영 전반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내부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이 커지면서 본연의 역할인 대구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과 육성 등은 제 기능을 못 했다는 평가다. 급기야 대구시가 특별 감사에 나서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문예진흥원의 현 진통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오판이 남긴 유산이기도 하다. 2022년 10월 면밀한 준비와 조직 진단 없이 6개 기관을 무리하게 합쳐 지금의 문예진흥원이 생겼다. 당시 다른 기관 사이의 갈등과 독립성 훼손, 구조적 불균형 등이 우려됐지만, 예산 절감과 효율성이라는 미명 아래 철저히 무시됐다. 결국 잘못된 시정은 대구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이 치러야 하는 비용으로 남았다.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문화예술은 이제 도시의 경쟁력이나 다름없다. 이를 깨달은 다른 도시들은 발 빠르게, 그리고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구시를 포함해 지역 문화예술 행정기관도 각성하고 움직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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