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하면 떠오르는 게 뭐냐는 질문에 사람들이 차를 마시며 대화하는 풍경만 떠올렸다면 당신은 꽤 연배가 높거나 사회 트랜드에 둔감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헤드폰을 낀 젊은이들의 눈길이 태블릿과 책을 바삐 오가는 걸 보곤 아하, 요즘 젊은이들은 음악을 들으면서 독서를 하는구나. 멀티태스킹 세대란 말이 정말이구나, 하고 감탄했다면 이 땅의 젊은이들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이 들고 있는 책 표지엔 대부분 시험이니 합격이니 하는 말이 써져 있다. 그렇다. 그들이 보는 건 대부분 자격증 취득이나 취업과 관련된 수험서적이다. 간혹 문학서적이나 교양서적을 읽는 이들을 보는데 읽는 자세부터 다르다. 느슨한 자세의 대척점에 공벌레처럼 잔뜩 웅크리고 있는 젊은이들이 있다. 그 모습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아파지기까지 한다.
카페에서 작업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사람들의 대화를 듣는 경우가 있다. 그 중 학부모들의 화젯거리는 대동소이하다. 여기에도 순열 공식이 적용되는지 한 사람이 '자랑'을 시작하면 또 다른 자랑이, '불만'을 시작하면 또 다른 불만이 크기와 모양에 따라 조합되고 열을 맞춘다. 이건 또 무슨 악취미인지 내 귀는 불만 레퍼토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런 테이블의 분위기는 비슷한 색채를 띤다. 성적은 기본이고 예체능에서 생활습관에 이르까지 자녀들의 행태가 성에 차지 않는 어른들의 의기투합이다. 그런데 내 귀에 쏙 들어온 건 따로 있다. "그 집 애는 그래도 영어는 잘하잖아"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다 잘해야지 그거 하나 잘한다고 등급이 나와?"라는 말.
메타인지. 달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이 창안한 개념이다. 스스로 자신의 인지 능력을 판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학습 과정에 적용하면 부족한 영역의 개선은 물론 훨씬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기실 아이고 어른이고 뭘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안다.
나아가 이 개념을 체화할 경우 학업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스로의 행위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이뤄지기에 실수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잘못을 수습하거나 해결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그걸 이해한다면 무엇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그리하여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는 자녀에게 먼저 물어야 한다는 것도 알 것이다. 부모는 결정권자가 아니라 자녀의 선택을 돕는 도우미라는 건 공교육의 지침을 정하는 데도 필요충분조건이지 않을까. '잘하는 건 더 잘할 수 있게, 못하는 건 적어도 이해는 할 수 있게.' 그런 모토가 필요하지 않을까. 흔히 듣는 말, "축구는 못해도 보는 건 좋아해요" 그 말에 힌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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