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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 4년 만에 41% 증가…신장은 8년 이상 기다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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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 2020년 2천191명 → 지난해 3천96명
신장 이식 대기 일수 8년 1개

24일 대구 계명대학교 성서동산병원에서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와 장기 구득 코디네이터가 이식 대기자 명단을 살펴보고 있다. 매일신문 DB
24일 대구 계명대학교 성서동산병원에서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와 장기 구득 코디네이터가 이식 대기자 명단을 살펴보고 있다. 매일신문 DB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환자가 4년 새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악화하는 장기기증 지표를 극복하려면 인식개선 등 기증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 수가 2020년 2천191명에서 지난해 3천96명으로 1.4배 증가했다.

지난해 장기별 대기 중 사망자 수를 살펴보면, 신장이 1천676명(54.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간 1천117명(36.1%), 심장 142명(4.6%), 폐 88명(2.8%), 췌장 72명(2.3%) 순이었다.

연도별 장기이식 대기자 수도 2020년 3만5천852명에서 올해 8월 기준 4만6천935명으로 1.3배 늘었다. 올해 대기자 수의 경우 신장이 3만6천901명(78.6%)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간 6천609명(14.1%), 췌장 1천602명(3.4%), 심장 1천271명(2.7%) 순으로 나타났다.

장기별로는 신장이 대기 일수가 가장 길었다. 신장 이식 대기 일수는 지난 2020년 2천222일에서 올해 8월 2천963일로 늘면서 최장 8년 1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췌장은 1천391일에서 2천800일로 무려 2배가 늘었다.

문제는 뇌사 장기 기증자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앞으로 이식 대기 기간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뇌사 장기기증자 수는 2016년 573명에서 지난해 397명으로 줄었다.

박희승 의원은 "장기기증 자체가 감소해서 이식을 받으면 살 수 있는 환자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장기기증에 대한 대국민 인식개선과 기증자 예우에 노력을 기울이고 기증 희망등록 등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6일 악화하는 장기기증 지표를 극복하기 위해 '장기기증 활성화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해외 기증 선진국처럼 '순환정지 환자의 장기기증'(DCD)이 가능해진다.

DCD란 환자가 연명의료 중단으로 심정지가 온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 사망으로 판단되면 장기를 기증하는 방식이다. 뇌사자에 제한된 현행 장기기증 범위가 확대되는 셈이다.

정부는 또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의료계와 정부 기관 간의 논의가 활발해지도록 거버넌스도 구축한다. 이외에도 장기기증 희망등록 제고를 위해 등록 기관을 기존 462곳에서 2030년 904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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