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에게 미공표 여론조사를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명태균 씨가 23일 서울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누구보고 거짓말쟁이라고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며 국감장의 분위기를 긴장시켰다.
명 씨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사실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말하지 않겠다"며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오는 11월 8일 김건희특검(민중기 특별검사)에서 대질 신문이 예정돼 있다. 오 시장은 피의자, 명 씨는 참고인 신분이다.
명 씨는 오 시장과 총 7차례 만났으며 '마포 청국장집'을 제외한 나머지 6번의 자리에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동석했다고 주장했다. 또 네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또 오 시장과의 만남을 주선한 사람도 김 전 의원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오 시장은 명씨를 두차례 만났다는 입장이다.
명 씨는 "2020년 12월 9일에 처음 만났다. 오세훈 시장이 (이후) 1월 8일에 김영선 전 의원에게 명 씨를 소개를 시켜달라 했다더라"며 "본인이 꼭 만나자 해서 1월 20일에 만나게 된다"고 했다. 그는 "1월 20일에 송셰프(중식당)에서 만났다"며 만난 날짜와 장소를 일일이 특정했다.
명 씨는 김 전 의원과 관련해 "(미공표 여론조사 관련 수사가 진행되면서) 김영선 의원이 '내가 내 손으로 오세훈을 잡아넣는구나'하며 울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 시장이 증인 앞에서 운 적이 있느냐"고 묻자 "운 적 있다. 송셰프에서도 그랬다. 질질 짰다. 바로 울더라고"라고 말했다.
윤 의원이 "(2021년 1월 22일) 오 시장이 울면서 증인에게 전화를 해 '나경원이 이기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다고 하는데 큰일 났다,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맞나?"라고 묻자, 명 씨는 "'(이기는) 조사가 나오는 게 아니고 나왔다. 저한테 그렇게 전화했다"라고 했다.
이어 윤 의원은 "2021년 1월 20일, 증인이 중식당 송셰프에서 오세훈 시장을 만났다고 했는데 그때 당시 오 시장이 '큰일하시는데 서울에 계셔야 되는데 혹시 숙소 있냐'고 물으며 '나의 멘토가 되어 달라'면서 증인에게 반대급부 제시한 적 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명 씨는 "있다. 아파트 사준다고 했다"며 "오늘도 집사람이 아파트 키 받아오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명 씨는 오 시장을 바라보며 "아니 아파트 안 사줬지 않나. (아파트)키 줘요. 어디에 사놨습니까. 누가 거짓말쟁이입니까. 김영선 불러볼까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명 씨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격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의원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구속된 명 씨를 면회한 점을 문제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명 씨는 "0.7평짜리 독방에 있으면 누가 불러도 나가게 된다. 박주민 의원은 내가 마음에 들어서 잡혀가기 전에 한 번 와달라고 해서 온 것"이라며 "내가 민주당 사람들만 만났나, 국민의힘쪽 사람들도 와서 하루종일 있지 않았느냐"라고 반박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선거철마다 이런 식의 의혹제기가 나온다"고 지적하자 명 씨는 "선거철이니 이런 식으로 매도하지 마라. 제가 고발했나. 이 분(오세훈)이 저를 고발했다"며 맞받아쳤다. 이어 "국민의힘에 제가 안 도와준 사람이 있습니까. 김종인 위원장부터 제가 다 이야기할까요"라며 언성을 높였다.
오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 자료를 명씨로부터 다수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가 연구소 실무자 강혜경 씨의 계좌로 3300만 원가량을 대신 송금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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