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조선 왕실 유산이 보관된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까지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수장고 출입 규정 위반한 정황이 확인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앞서 김 여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를 다녀간 뒤 관련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국가유산청은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김건희 여사가 2023년 3월 2일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방문한 사실이 있으나, (방문 관련)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국립고궁박물관 정문으로 입장해 지하 1층 과학문화실을 둘러본 뒤 수장고로 이동했고, 제2 수장고를 약 10분간 둘러봤다.
국립고궁박물관은 2024년 기준 지하 수장고 16곳을 포함해 총 19곳의 수장고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하나인 제2 수장고는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 보물이자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의궤' 등 2천100여 점을 보관하는 공간이다. 귀중한 고서, 기록물 등 전적(典籍)과 서화를 보관하고 있어 특히 주의가 요구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의 '소장품 관리 규정'에 따르면, 수장고는 통상 2명 이상 함께 출입해야 하며, 수장고 출입 일지를 두고 필요한 기록을 관리해야 한다. 박물관은 출입 시간과 사유, 출입자 전체 이름을 수기로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유산청과 국립고궁박물관이 제출한 2023년 2∼3월 수장고 출입 일지를 보면 3월 2일에 김 여사가 방문했다는 기록이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다. 당일 수장고에 드나든 출입 기록은 총 3건으로 ▷오전 9시 30분∼낮 12시 20분 ▷오후 1시 20분∼오후 5시 ▷오후 1시 30분∼오후 4시다.
박물관 측은 '구입 접수 유물 격납', '유물 열람' 등을 이유로 출입했다고 기재했으나, 출입자 명단에는 박물관 소속 담당자 3명의 이름만 적었다. 이와 관련해 박물관은 "전시실이 위치한 본관 건물에 인접해 있고, 당일 유물 정리 등으로 직원들이 수장고 내 작업을 하고 있어 공개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수장고 담당자 동행하에 (김 여사의) 출입이 이뤄졌으나, 기록 누락으로 파악된다"고만 밝혔다. 왜 기록이 누락됐는지 구체적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참고로 박물관 수장고는 박물관장조차도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공간, 박물관의 '심장'으로 여겨진다.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는 과거 중앙청 벙커,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등으로 쓰였던 탓에 오랜 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언론에 내부를 공개했을 당시 박물관 측은 사실상 첫 공개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박물관은 각 언론사의 신청을 받아 공개 행사를 진행했고 유물 안전을 위해 조를 나눠 수장고로 입장하도록 했다. 또 의례용 도장과 문서를 모은 수장고 등 일부 공간만 제한적으로 공개했다. 김 여사가 다녀간 제2 수장고는 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임오경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김건희 씨가 (수장고를 둘러볼 당시) 조선왕조의궤를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며 기록 누락이 '고의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박물관 수장고를 개방하도록 하고 (조선왕조) 의궤·실록 등 중요 국가유산을 개인적으로 둘러본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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