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세계의 중심에 섰다.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인구 25만여명의 경주는 '세계 속의 경주'로 이름을 알렸다.
◆'경주선언'을 통해 세계적인 도시로
APEC을 통해 경주는 단순한 APEC 개최지가 아니라 '경주선언'을 한 도시로 기록된다. 부산선언, 요코하마비전처럼 APEC 역사에 도시 이름이 각인된 사례들이 있다. 경주도 경주선언을 통해 세계 경제 질서 논의의 무대로 공식 기록되는 것이다.
이로써 경주는 역사문화관광도시를 넘어 국제회의·문화외교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됐고, '경주선언'이라는 명칭 자체가 도시 브랜드로 세계화의 자산이 된다. 또 신라의 개방과 교류의 정신이 오늘날 연결과 혁신, 지속가능한 번영이라는 APEC 핵심과제로 계승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영찬 동국대 WISE캠퍼스 교수는 "경주가 '경주선언'의 도시로 기록됐다. 천년고도가 아시아·태평양 문화·디지털 협력의 상징 무대로 각인된 것이 가장 큰 무형의 자산"이라며 "특히 문화·창의산업이 경주선언 본문에 반영돼 경주의 유산·관광·콘텐츠 융합모델이 국제적인 타당성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세계가 주목한 문화외교 무대
경주는 문화외교의 현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신라 금관을 상징한 기념품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는 지역 특산품인 황남빵이 전달되면서 경주는 문화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천마금관 모형의 금관으로 세계는 찬란한 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경주를 기억하게 됐다. 정상회의 기간 동안 경주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문화의 장으로 변했다. 월정교와 동궁과 월지, 황리단길 등 주요 관광지는 세계 각국 취재진의 카메라에 담기며 SNS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됐다.
첨성대·대릉원·불국사 등 신라의 문화유산에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야간 미디어 아트, 1천400년전 신라 왕경을 재현한 XR 관광버스, AI·XR 골목영화관 운영 등은 전통과 첨단기술이 결합된 문화콘텐츠로 주목받았다.
신라의 국제적 개방성과 예술적 세련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텐츠들은 경주가 문화창조의 플랫폼임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국제회의도시로 업그레이드
경주는 문화유산 중심의 관광도시를 넘어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됐다.
당초 APEC 후보지로 경주는 인천·제주 등과 경쟁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희의 및 숙박시설 부족, 교통 접근성 등에서 밀렸다. 하지만 가장 한국적인 모습, 천년 고도의 문화적 저력을 내세운 경주는 국제 MICE 도시로서 운영 역량을 검증받았다.
신라의 화백 정신을 모티브로 ▷화백컨벤션센터의 개보수 ▷도로 및 도시 경관 정비 ▷최고급 정상 숙소 마련 및 숙박시설 정비 ▷국제 수준의 특별한 서비스 품질 ▷완벽한 회의 운영 시스템 구축을 통해 국제회의 인프라의 실효성을 입증받았다.
◆지역경제와 관광활성화에도 기여
경주 APEC 기간 보문단지 내 호텔과 리조트는 거의 만실을 기록했고, 관광지는 물론 황리단길과 시내 상권에는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며 매출이 늘어나는 등 'APEC 특수'로 이어졌다.
경주 황리단길 올리브영 매장은 미국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의 쇼핑 인증샷과 캐나다 총리의 배우자 다이애나 카니 여사의 딸을 위한 K화장품 쇼핑 등이 알려지면서 평시 20% 수준이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지난달 29, 30일 60%를 웃돌았다.
경주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APEC 기간 눈에 띄게 증가했다. 10월 한 달간 99만6천75명이 경주를 찾으며 작년보다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언급했던 경주 '황남빵' 매장도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등 매출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병희 황리단길 상인회 회장은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에 대한 효과로 관광객 수가 늘어났고, 매출 증가도 실감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한상의가 딜로이트 컨설팅과 공동 분석한 결과 올해 APEC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7조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경제 활성화와 내수 소비 활성화 등이 포함된 단기 직접 효과는 3조3천억원으로, 경제·사회적 편익 등 중·장기 간접효과는 4조1천억원 수준으로 각각 분석됐다.
경주지역 관광업계에서는 "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반짝 특수효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후 APEC 개최 효과로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고, 이는 지역 경제와 관광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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