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을 '인공지능(AI) 3강' 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국정 과제를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 국제적 평가를 보면 한국의 AI 역량은 10위권에 갇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미 하버드대 벨퍼센터가 발간한 '전략기술 지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AI 경쟁력은 글로벌 기준 9위 수준이었다.
벨퍼센터는 "한국은 AI와 관련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주요국 중 AI 기술에서 가장 빠른 발전을 이룬 나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디지털 기술 경쟁력, 정부와 주요 기업들의 AI 중요성에 대한 인식, 강력한 ICT 인프라, AI 친화적인 사용자 기반이 AI 생태계 성장의 탄탄한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한국은 AI에 대한 민간 투자 수준이 낮고 감소 추세에 있으며 생성형 AI 기술 격차와 국내 시장의 규모 한계, AI 전문 인력 부족 등은 과제"라고 지적했다.
영국 시장조사 업체 토터스 인텔리전스가 발표한 'AI Index' 순위(2024년)에서도 한국은 6위에 올랐다. 이 지수는 절대 지표와 상대 지표를 조합해 국가의 총 AI 역량과 인구 및 경제 규모에 대한 AI 역량을 측정한 결과다.
미국과 중국이 1, 2위를 차지했고 싱가포르가 3위, 영국이 4위였다. 한국은 주요 산업 분야에서 AI를 적용하는데 강세를 보인다고 평가됐지만 다른 AI 선도국과는 여전히 격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미국은 AI 과학자, 엔지니어 및 연구원을 포함해 대다수의 AI 인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에서 가장 우수하고 똑똑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글로벌 자석'으로 평가됐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은 AI 인프라 확충 속도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한 장비·인프라 확보만으로는 기술 강국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AI 경쟁력의 핵심 인재 확보와 산업 생태계다. 조지타운대 산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ET) 분석을 보면 최근 10년간 한국에서 발표된 AI 학술논문 수는 6만8천여 건으로 세계 11위권이다. 미국(35만 건), 중국(42만 건)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
AI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투자 규모에서도 격차가 뚜렷하다. 2023년 미국과 중국에서 유입된 AI 투자액은 한국 대비 수십 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민간의 활력이 떨어지면 기술 사업화 속도도 느려진다는 점에서 우려할만한 대목이다.
향후 한국이 'AI 3강'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글로벌 인재 유치, 민간 중심의 투자 생태계 조성, 규제 혁신이 필수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AI 3강 진입은 단기간에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인재와 자본이 자연스럽게 몰리는 환경을 만든다면 한국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어떻게 독자적 생태계를 만들어 글로벌 자본과 인재를 끌어올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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