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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첫 공동육아 어린이집 벌써 30년…"앞으로 30년 위해 행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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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30주년 기념행사 추진위원장 도성진 씨

대구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30주년 기념행사 추진위원장 도성진 씨
대구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30주년 기념행사 추진위원장 도성진 씨

1995년 공동육아를 하자며 부모와 아이 대여섯 명이 모였다. 그들은 공동육아협동조합을 만들었고 조합원들의 출자금으로 터전을 마련해 대구 최초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개소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 그곳에서 1000여 명의 졸업생이 나왔고, 300가구 이상의 가족이 공동체 일원으로 함께했다. "1회 졸업생은 벌써 서른넷 청년이 됐습니다"

-30주년 기념행사 추진위원장을 맡으셨다고 들었다. 소개 부탁한다.

▶대구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30주년 기념행사 추진위원장을 맡은 도성진이다. 또한 공동육아에 참여하는 삼형제 아빠이기도 하다.

30주년기념행사 추진위원회 회의모습.
30주년기념행사 추진위원회 회의모습.

-공동육아에 참여하는 장본인이니 여쭤본다. 공동육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단단한 아이로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공동육아는 '잘 놀 줄 아는 아이가 행복하다'는 모토로 사교육을 지양하고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놀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이를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주체로 인정하는데, 이러한 교육관이 우리와 맞았다. 아이뿐만이 아니라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공동육아 이웃들과 함께 모여 주말 나들이를 가거나 여행을 떠나며 육아 고립의 시기에 서로가 서로의 육아 친구, 동료가 되어주며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었다.

2024년 조합 들살이(1년에 한번 조합 전체 가족이 1박 2일 떠나는 여행).
2024년 조합 들살이(1년에 한번 조합 전체 가족이 1박 2일 떠나는 여행).

-공동육아 어린이집과 기존 어린이집과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가장 큰 특징은 '부모와 교사, 아이가 함께 배우고 성장한다'는 것이다. 일반 어린이집이 보육 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한다면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부모가 사회적 협동조합을 직접 만들어 교육과 운영의 직접적인 주체가 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부모가 교육의 주체로 참여해 교육이 가정과 단절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이집을 졸업하면 공동육아가 끝인가

▶씩씩한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가면 대구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다함께 돌봄센터 해바라기 방과후'에 들어갈 수 있다. 2020년 전까지는 조합에서 직접 운영했지만 2020년 이후부터는 수성구의 '다함께 돌봄센터'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며 주중에는 오전 11시~오후 7시, 방학 중에는 오전 8시~오후 7시까지 아이들의 돌봄을 책임진다.

-30년 전 대구 최초였던 공동 육아 어린이집, 지금은 더 많아졌을 것 같다. 30년 전과 비교하자면 현실은 어떤가

▶현재 전국에 60여 개의 협동조합형 어린이집과 16개의 초등 방과후 기관이 운영중이고 약 2천여 명의 아이들이 공동육아 기관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공동육아는 디지털 교육보다는 자연과 사람을 통해 직접 경험하는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앞으로 AI 시대에도 '단단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교육시스템으로 주목받고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됐으면 좋겠다.

1998년 만촌동 씩씩한어린이집 시절 사진.
1998년 만촌동 씩씩한어린이집 시절 사진.

-30주년 행사가 이번 주말에 열리더라. 30주년 의미가 매우 클 것 같다.

▶30년의 시간은 단지 숫자가 아니라 한 세대가 자라는 의미있는 시간이기에 이번 30주년은 단순한 '기념' 보다는 '기록'과 '재시작'에 초점을 뒀다. 초기 졸업 가구부터 최근 졸업한 명예조합원까지 발자취를 정리해 사진전을 운영하고 조합원들이 주체가 된 '미니강연'과 졸업생들과 함께하는 '공동육아 토크쇼', 아이들의 공연 등을 준비했다. 아이, 부모, 교사가 함께 만든 이 역사를 통해 '공동육아의 다음 30년'을 열자는 것이 추진위의 핵심 목표다.

key) 공동육아는 뜻을 같이 하는 부모들이 낸 출자금으로 협동조합을 만들고, 조합원총회에서 모든 문제를 결정하면서 함께 아이들을 키우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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