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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공식 언어, 러시아어?…美·러 종전안 우크라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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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영토 양보·군 절반축소 포함
우크라에 '레드라인' 조건도 담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20일 우크라이나 응급대응팀이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아파트 건물을 철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20일 우크라이나 응급대응팀이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아파트 건물을 철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가 또 전쟁 당사국 우크라이나를 패싱하고 있다. 강대국 간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을 마련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어서다. 다만 초안이지만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체 양보와 군 규모 절반 축소, 핵심 무기류 포기 등 우크라이나에게 크게 불리한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다. 일각에선 "새 종전안은 우크라이나 주권의 포기 수준"이라고 했다.

◆돈바스 전체 양보·군 규모 절반 축소"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과 러시아 전현직 당국자들이 새 종전안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우크라이나의 대폭 양보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것.

초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아직 자국군 통제 아래에 있는 영토까지 포함해 돈바스 나머지 부분까지 양보하고, 군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뜻한다. 러시아는 현재 루한스크의 거의 전부, 도네츠크의 약 75%를 장악했으나 도네츠크 서부의 전략적 요충지는 여전히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다.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핵심 무기류를 포기하고 미국의 군사 지원도 축소해야 한다는 내용도 적시됐다. 향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추가 침공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다.

또한 러시아어를 우크라이나의 공식 언어로 인정하고 러시아 정교회의 우크라이나 지부에 공식 지위를 부여하도록 요구했다.

소식통들은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레드라인'으로 규정해온 조건까지 담겼고, 이 방안을 우크라이나가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초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도 트럼프 행정부가 28개 항목을 담은 새로운 평화 구상을 러시아 측과 논의 중이며 우크라이나에 고위 대표단을 파견했다고 전날 보도한 바 있다.

◆우크라 "수용 불가" 러 "진전 없다"

우크라이나는 새 종전안에 대해 거부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새 종전안은 러시아의 요구를 최대치로 반영한 것이며 대폭 수정 없이는 수용하기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확답을 피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알려드릴 만한 새로운 진전은 없다"고 했고,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도 "미국 측에서 제안했다면 양국 간 기존 외교 채널을 통해 전달됐을 것"이라며 합의안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영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목표에 공감한다면서도 종전안과 달리 러시아에 병력 철수를 촉구했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공방도 격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전날 밤 우크라이나 곳곳에 공습해 어린이 3명을 포함, 25명이 숨지고 73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도 전날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지대지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를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계속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비판하며 대러시아 제재를 촉구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일상생활에 대한 모든 노골적인 공격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 불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효과적인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이를 바꿀 수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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