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말레이시아 정형외과 초청으로 말레이시아의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서 필자의 은사님을 모시고 정형외과 모임에 참석했다. 모임에서 무릎인공관절 수술 후 발생하는 감염증의 치료와 외상 후 발생하는 무릎관절의 치료방법 중 하나로 인공관절수술에 관한 강의를 진행했다.
말레이시아 정형외과 의사의 경우 몇 년간 의무적으로 외국에서 수련을 받아야 하는 제도가 있다. 그래서 2022년부터 필자의 병원에 말레이시아 정형외과 의사들이 와서 수술을 참관하고, 외래진료에도 동석하며 정형외과 환자에 대한 수술적 술기 및 치료방법 등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고 있다. 현재까지 약 20명의 말레이시아 의사들이 수련받고 갔는데 이들이 필자를 초대해 말레이시아에서 뜻깊은 자리를 가졌었다.
말레이시아 의사들의 수련기간 중 치료하기 까다로운 환자가 온 적이 있었다. 다른 병원에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감염증이 생겨 이에 대한 치료를 했으나 낫지 않고 염증이 계속되어 본원에 전원을 오게 된 환자였다. 감염증의 원인을 찾다 보니 곰팡이균의 하나인 효모균이 검출되었다. 우리나라는 모든 환경이 발전해 있어 곰팡이균이 검출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하지만 개발도상국 등에서는 이런 균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 환자를 치료하는데 기존의 국내에 알려져 있던 방식대로 항진균제 등을 쓰며 치료했나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았고, 감염 조절이 원활하지 않아 상태가 더 나빠지고 있었다. 이때 연수 중이던 말레이시아 의사와 이 증례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에서 곰팡이균 감염에 대한 다른 치료방법을 소개받았고 이를 국내 실정에 맞게 바꿔 사용했다. 그랬더니 다행히도 감염증이 잘 조절됐고, 인공관절 재치환술을 실시해 완치가 되었던 경험을 했다. 우리나라보다 의료 환경은 뒤쳐져 있지만, 그들에게 잘 생기는 질환이나 이에 대한 치료방법이 있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의논하고 고민하다 보니 그 환자에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중국 고전 중 하나인 논어에서 공자는 '삼인행 필유아사언(三人行, 必有我師焉)'이라 말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더라도 그 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공자는 '그들 중 좋은 점을 가진 사람의 장점을 가려 이를 따르고, 좋지 않은 점을 가진 사람의 나쁜 점으로는 자신을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즉 주변의 누구에게서든 배울 점이 있다는 겸손과 열린 마음을 강조하는 말로 모든 일을 하는데 있어 혼자만 잘 나서는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 어려우며 여러 사람과 협업을 통하면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일 것이다.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의학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성장한다. 기존 알고 있던 질환의 개념이 바뀌고 그 명칭 또한 변화하며 치료방법도 수련시절에 배웠던 것 이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배움을 게을리하면 개원하면서 꿈꿨던 '많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의술을 베푸리라'는 나의 작은 소망을 이룰 수 없을 것이다는 점을 새삼 느끼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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