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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고향 의성] <17·끝> 의성 브랜딩 성공시킨 김주수 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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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찍은 의성읍 전경. 의성군 제공
드론으로 찍은 의성읍 전경. 의성군 제공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지난 12년 동안 변화된 의성은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사자성어가 무색할 정도로 놀랍다.

인구소멸을 걱정하는 오래된 도시에서, 청년들이 찾아와 중·장년들과 어울려 살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로 탈바꿈했다. '세포배양산업' 등 스마트농업과 '안티드론산업' 선도 도시라는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는데도 성공했다. 마늘과 씨름뿐 아니라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지평을 연 '컬링'의 본산으로 자리잡기도 한 의성의 변화는 불과 10여년 만에 이뤄진 쾌거다.

화물터미널 입지를 둘러싸고 진통을 겪던 대구경북신공항 '민간공항기본계획'을 당초 설계한대로 화물터미널을 의성에 배치하는 것으로 국토교통부가 21일 최종 고시했다. 신공항이 예정대로 건설된다면 의성은 항공물류와 항공정비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미래 항공산업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공항 개항까지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의성의 미래를 지극히 희망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의성 곳곳에 나붙은 조수미 콘서트 포스터. 의성군 제공
의성 곳곳에 나붙은 조수미 콘서트 포스터. 의성군 제공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 전인 23일 저녁 '의성문화회관'에서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크리스마스콘서트 'My Secret Christmas'> 공연이 의성군민들을 감동시켰다. 조수미가 인구 5만 명도 되지 않는 의성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개최한 것은 지금껏 누구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의성에서 세계적인 음악가의 공연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반드시 서울 '예술의 전당'에 가지 않더라도 여기서도 세계적인 예술가의 공연을 직관하고 예술을 향휴하고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성군의 바램에, 작은 무대에서도 품격 높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수미가 의기투합한 무대였다.

의성군은 그동안 지역주민 체감형 문화향유 확대와 지역브랜드 가치 상승을 내세워 다양한 공연을 열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연주회, 발레리나 김주원의 데뷔 25주년 기념공연 '레베랑스', 그리고 YB밴드, 이승환, 2AM 혹은 장사익 등 정상급 가수는 물론 국악밴드 '악단광칠'도 지난 11월 의성공연을 개최했다. 의성군민들은 이제 웬만한 가수나 연예인들이 찾아와 콘서트를 열더라도 즐길 정도로 고급대중문화를 향유하고 있다. 서울이나 대구같은 대도시 매머드 공연장이 없어도 지역문화회관이나 소극장 혹은 주민센터에서도 다양한 콘서트와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문화회관이나 영화관, 소극장 미술관 등의 기본적인 문화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이상으로 의성은 다른 인근 지역과 달리 스스로 지역의 문화브랜드 가치를 높여온 것이 먹혀들었다.

오히려 청년창업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오늘손만두라는 만두식당에는 한 대기업회장이 불쑥 오토바이를 타고 찾아올 정도로 명성을 쌓았다. 공중파 예능프로그램 <일꾼의 탄생>은 개그맨 강민경·손헌수 등을 '1일 일꾼'으로 보내 만두 빚기와 소시지 만들기 등을 통해 의성의 청년창업의 성과를 직접 체험하면서 의성의 청년유입정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주수 의성군수. 의성군 제공
김주수 의성군수. 의성군 제공

김주수 의성군수의 의성을 대하는 시각은 과거와 크게 달랐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의성이 처한 소멸위기에 수동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지 않으면 지난 12년간의 변화를 이끌지 못했을 것이다. 인구소멸에 청년유입정책으로 맞서고 마늘 등 1차 농업위주의 산업구조에 대해서는 '스마트팜'과 청년농업 실증단지를 구축하고 세포배양산업 유치 등 미래농업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농산물 가공·유통까지 혁신하는 방안으로 대응했다. 농림수산축산부 차관과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사장을 지내는 등 평생을 농업과 농수산물유통정책을 총괄해 온 공직이력을 통해 다진 경륜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의성의 고정된 대외적인 이미지가 노인과 마늘이었는데, 이제 젊은 사람, 청년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면서 군(郡) 단위 지자체가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가 하면 농업분야 변신, 나아가 농산물 유통분야에서 계속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1차 산업에서 2,3차 산업은 물론 6차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스마트농업·디지털농업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의성에 노인인구가 많기 때문에 의성은 그에 대한 기본적인 복지정책도 충분히 다하는 등 기본에 충실하게 대응했다.

여기에 세포배양과 드론산업 중에서도 특히 안티드론 분야를 유치했다. '의성 국가지질공원' 지정 등 의성관광에도 새로운 도약기반을 마련했다. 마늘축제 등 다양한 지역특화 축제는 재단을 만들어서 추진하는 게 좋은데 아직 산업화로 가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내년 6월이면 3선 12년 임기를 마무리하게 되는 김주수 의성군수를 유서 깊은 의성군청에서 만났다. 김 군수는 재임기간 이룩한 '성과'보다 못다 완성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의성에 청년들이 유입되고 농업구조 전환을 통해 '농업실험실'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산업형 농업이 가능했던 것은 그가 농림부에서 농업정책을 직접 입안하고 추진해 온 정통 농림부 관료였기에 가능했다. 김 군수가 의성의 미래를 기존산업이나 대기업 공장 유치보다 신규 투자ㅌ유치를 통해, 세포배양·바이오 및 푸드테크를 미래산업으로 선정하고, 신공항과 연계된 물류거점 기반조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방향을 설계한 것과 일치한다. 예산이 모자라거나 없으면 의성은 국비공모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부예산을 확보하는 수완을 십분발휘한 것도 중앙부처 경륜과 인맥이 한몫했을 것이다.

"청년을 불러오는 정책이 아니라, 청년이 살아볼 수 있게 만드는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서울과 대구 등 대도시 청년들이 '청년예산'을 확보한 의성에 솔깃해한 것 아니라 청년이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거나 조건을 주려는 의성에 오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그가 추진한 청년정책의 목표였다. 의성에서 거창하게 대기업 공장을 유치해 일자리를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창업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의성에 청년시선과 관심을 집중할 수 있게 한 조건이었다. 그것이 '이웃사촌마을'사업의 핵심이었다.

"노인중심사회가 하루아침에 청년이 중심이 되는 사회로 가지는 않지만 청년이 유입돼서 활력을 주는 의성이라는 '이미지브랜딩'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그래도 내세우고 싶고, 자랑하고 싶다."

의성은 더 이상 인구소멸의 대명사가 아니다. 인구감소추세는 주춤해졌고 청·장·노년이 어울리른 조화로운 거주환경을 갖춘 살고 싶은 도시로 변했다. 의성읍과 안계면 등 거점별로 행복플랫폼 등의 문화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언제나 개봉영화를 저렴하게 볼 수 있고 수준 높은 공연도 수시로 향유할 수 있고 TV스타가 된 유명강사들의 인문학강좌에도 참여한다.

"더 이상 지역소멸에 대해 걱정할 이유가 없다. 소멸을 극복, 새로운 미래로 가기위한 여건은 어느 정도 만들어냈다고 자부한다. 청년들이 와서 살고 싶고, 살 수 있을 정도의 인프라도 갖췄다. 인구 5만 명 남짓한 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김 군수는 인구소멸은 대구경북신공항이 건설되면 자연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봤다. 인구감소 속도도 완만해졌고 무엇보다 청년인구 감소가 크게 줄어들었다. 세포배양연구소 분원과 마이스터고 등이 속속 들어서고 신공항을 통해 인구반등의 기반은 확실하게 만들어놓았다.

"많은 것을 하려고 했고 성과도 많았지만 아쉬움도 적지 않다. 의성의 브랜드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지만 여러 사업이 모두 궤도에 오른 것이 아니어서 아쉽지만 여기까지 오기까지 의성군민들의 끈기와 지혜가 함께 해서 다행이다."

내년 6월 3선의 임기를 모두 마친 후라도 의성의 미래를 향한 김 군수의 애정과 헌신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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