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처럼 춤추는 로봇개라니, 놀라웠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6에서 선보인 현대의 스팟(Spot) 말이다.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의 걸음걸이는 인간처럼 부드러웠다. 컴퓨터 속에만 있던 AI가 손발을 가지고 이 세상에 걸어나온 것이다. 로봇과 AI가 만나니, 딱딱한 공구였던 기계가 생명을 얻어 사람처럼 바뀌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피지컬 AI의 챗GPT 순간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인간이 동물에서 벗어난 첫걸음은 돌 깨기였다. 330만 년 전 일이다. 침팬지도 돌을 써 껍질을 까먹는다. 하지만 돌을 깨서 변형시키지는 않는다. 돌을 깬다는 건 돌의 속성을 이해하는 거고, 계획을 갖는 거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지구를 인간의 목적에 알맞게 변형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 돌 깨기가 망치로, 기계로, 이제 힘과 지능을 갖춘 휴모노이드 로봇에 이르렀다.
현대는 아틀라스 같은 로봇을 2년 내 공장에 배치할 예정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지난해 "20년 안에 수십억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나와 인류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원죄를 짓고 실낙원한 인간은 그 벌로 노동과 출산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 인간은 노동에서 해방될 것이다. 낙원의 문이 다시 열렸지만,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로봇이 자동차를 만들면, 전 세계 25만 명의 현대차 직원은 어떻게 되나? 2023년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AI가 향후 10년간 전체 직업의 3분의 2 가량인 3억 개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친다고 썼다. 근본적 위험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체 못하는 일자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이 더 위험하다. 로봇과 AI 관련 고임금 인력 외에는 일자리가 극도로 양극화된다는 뜻이다. 당연히 빈부격차도 극단화되고 사회적 갈등이 극심해질 것이다. 사회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 그런데 기술 발전의 속도가 특이점에 근접하고 있다. 인간과 사회가 준비할 시간이 없다. 석기에서 청동기까지 수백 만년이 걸렸다. 지금은 산업화를 시작한 지 불과 300백 년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변화 속도가 광속이다. 그 거센 변화의 쓰나미를 사회는 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대통령 임기마다 연 1%포인트(p)씩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그 충격파가 2030 청년층을 직격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최근 3년간 감소된 청년 일자리 21만 개 중 98%가 AI에 많이 노출된 업종으로 분석했다. 취업 통계 작성 이래 26년 만에, 청년층 경제활동 참가율이 60대 고령층보다 낮아졌다. 이들은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쉰다. 그런 청년층이 지난해 7월 이후 5개월 연속 70만 명대를 유지했다. 반복 탈락에서 오는 심리적 소진이 구직 의욕을 잃은 첫 번째 원인이었다.
AI 시대에는 돈, 기술, 정보가 소수에 집중된다. 중산층이 붕괴되고 다수가 빈곤해지면, 전체주의에게 최적의 토양이다. 빈약한 학력에 극단적 성향의 히틀러가 어떻게 괴테와 베토벤, 칸트의 나라에서 총통이 됐을까? 생계가 위험하고 존엄성을 잃으면, 자유나 민주는 사치품이 된다. 시민들은 생각하기를 멈추고, 헛된 희망이라도 목소리 큰 사람을 지지한다.
지금 전 세계 민주주의가 퇴보하는 이유도 같다. 유럽평의회의 '2025 세계민주주의포럼'(World Forum for Democracy)은 세계 민주주의가 탈냉전 전인 1985년 수준으로 회귀했다고 보았다. 표현의 자유도 냉전 이후 가장 낮아졌다. 한국도 12·3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 사태를 겪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판결에 모두 승복하는 정치적 기적을 통해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검찰은 해체되고, 사법부는 점차 취약해지고 있다.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준비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칼끝은 언론의 자유를 겨누고 있다. 베네수엘라 사태로 국제정치는 유엔 이전의 정글로 돌아갔다. 초불확실성 시대에 맞서는 첫 번째 전제가 '정치의 정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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