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재 법원행정처장(대법관)과 전국 각급 법원장 등 43명의 고위 법관(法官)들이 25일 오후 대법원 대회의실에 모여 무려 5시간 동안 회의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 상정 처리를 예고한 법 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 등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收斂)하기 위한 자리였다.
박 처장은 이날 속칭 '사법개혁 3법'에 대해 "모두 헌법 질서와 국민의 권리를 수호하는 법원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회의 참석자들도 "숙의(熟議) 없는 사법개혁 추진에 심각한 유감이다" "대법관 4명 증원 추진하고 추가 논의해야 한다" "사법제도 근본적 개편은 중대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우려를 쏟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법 왜곡죄'는 요건이 주관적이어서 형법의 명확성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법관의 직무수행을 위축시켜 재판 독립과 국민 기본권 보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이 있고, '재판소원제'는 사실상 4심제에 해당해 '재판 3심제'를 규정하고 있는 우리 헌법과 충돌하며 또 재판이 불필요하게 길어져 '소송 지옥'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憂慮)가 제기되고 있다. 대법관 증원에 대해서도 상고심보다 국민 생활에 밀접한 하급심 강화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모두가 그 나름대로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비판이고 우려이다. 이 같은 논란(論難)의 입법을 '사법개혁'이라는 프레임으로 사법부와의 토론이나 국민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 없이 집권 여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무기 삼아 야당의 반대조차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하려는 것은 입법 폭주(暴走)이자 민주주의 파괴(破壞) 행위에 해당한다.
민주당은 헌법이 규정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집권 여당에 걸맞게 지금이라도 폭주를 멈추고, 사법부와 국민을 상대로 한 공론화(公論化) 과정을 거쳐 민주적 입법 절차를 따르는 것이 마땅하다. '의회 다수의 독재'가 민주주의가 아닌 것은 너무나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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