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전문가들은 행정통합 지자체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정부 방침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진단을 내렸다. 대구경북이 행정통합을 가장 먼저 추진했던 만큼 적극적인 대처가 가능하다면서도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행정통합에 찬성하면서도 정부 발표 이후의 구체적인 통합 로드맵은 아직 없는 상태다.
대구경북은 민선 7, 8기를 거치며 여러 차례 행정통합을 추진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12월 대구경북 시·도민 공론화를 통한 행정통합 논의가 처음 시작됐다. 다음해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공감돼 형성이 어려워지며 무산됐다.
이후 홍준표 대구시장이 나서 이철우 도지사와 함께 행정통합을 추진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이 이어받아 행정통합 논의를 주도했다.
김영철 계명대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는 "과거 지방 분권에 투자한 중앙 정부 예산은 지역사회 변화를 끌어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20조원을 장기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건 굉장히 전향적인 시그널"이라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 시장 권한대행, 도지사, 지역 정치인들이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지역사회 내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는 "다른 지역에서 행정통합을 빠르게 추진 중인데 우리도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 필요한 경우 주민 투표를 부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행정통합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재정지원금 제공 방식과 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지방자치단체가 떠안아야 할 재정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혜수 교수는 "5조원을 어떤 방식으로 주는 지를 따져봐야 한다. 지방교부세나 국세 이양이 아닌 국가보조금 또는 균형발전특별회계로 내려온다면 지방비 매칭을 해야 하고, 사용처에 제한이 생기는 등 어려움이 따른다"며 "국가 재정 여건상 4개 지역에 4년간 20조씩 주는 게 가능할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내에서 풀어내야 할 과제도 많다. 지역사회 내 권한 배분 방식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숙의 과정이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태일 전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보다 더 막강한 단체장이 생기고, 유명무실한 의회, 허약한 시민사회로 흐르지 않기 위해서는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 이양받게 될 수많은 자원과 권한을 지역 안에서 어떻게 배분할 지에 대한 문제를 민주적 거버넌스를 형성해 협의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철 교수는 "지역사회가 재정 인센티브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지역사회 토착적, 보수적 성향의 정치인과 기업에게 집중될까 우려스럽다"며 "다른 지역의 경우 공론화위원회를 통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데, 우리는 출발은 오래전에 했지만 그 사이 숙의 과정이 끊어졌다"고 진단했다.
과거 대구경북이 행정통합의 선두주자였지만 다소 뒤쳐진 상태라며, 속도감 있는 추진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2024년 12월 대구경북 통합 동의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는 등 지역사회 내 공감대 형성이 이뤄져 있기 때문에 빠른 추진이 용이하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하혜수 교수는 "과거에 합의한 조건에서 변화가 없다면 시의회 구성이 바뀐 게 아니니, 다른 지역에서 서두를 때 우리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면서 "정치적 역학관계를 고려할 때 대구경북만 추후 별개로 추진하려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태일 교수는 "지역사회가 결정한 것을 시작하는 것은 시장 권한대행에서도 가능하다고 본다. 의사 결정은 주민투표, 의회 등을 거쳐 공동체 전체의 결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시장 권한대행이 나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권한대행체제에서는 아무래도 업무 범위에 제약이 있다보니 좀 더 검토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며 "정부가 밝힌 지원 방안의 세부 내용과 기존에 추진해온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안과의 차이점 등을 살펴보고 경북도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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