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정부 여론조사에서 원전이 밀집한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울산(PK)의 찬성 비율이 서울 등 수도권보다 높게 나타났다. 원전 인접 지역일수록 안전 우려가 클 수 있음에도 정작 이 지역에서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지지가 더 강하게 나온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신규 원전 건설 계획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세부 결과를 공개했다. 정부는 앞선 21일 전체 찬반 비율만 발표한 데 이어 지역·연령·성별·정치 성향별 응답을 하루 만에 추가로 내놨다.
조사는 한국갤럽과 리얼미터가 각각 맡았다. 한국갤럽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519명을 대상으로 12~16일 전화조사를 실시했고, 리얼미터는 1천505명을 대상으로 14~16일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추진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TK 응답자의 75.9%가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국 8개 권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PK에서도 찬성 비율이 72.1%에 달했다.
월성(경북 경주)·한울(경북 울진) 원전이 있는 TK와 고리(부산 기장) 원전이 있는 PK가 원전이 없는 수도권보다 훨씬 높은 찬성률을 보인 셈이다.
대전·세종·충청이 72.8%, 인천·경기가 70.7%, 강원이 69.2%였다. 서울은 66.2%, 광주·전라는 62.8%, 제주는 42.6%로 가장 낮았다. 전국 평균 찬성 비율은 69.6%였다.
반대 의견은 원전 밀집 지역에서 오히려 적었다. "중단돼야 한다"는 응답 비율은 TK가 16.5%로 가장 낮았고, PK는 20.3%였다. 서울(24.2%)과 인천·경기(22.6%)도 전국 평균(22.5%)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정치 성향별로 보면 보수층의 찬성 비율이 84.8%로 가장 높았다. 중도층도 74.5%가 신규 원전 추진에 찬성했다. 진보층에서는 찬성 비율이 57.3%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과반을 넘겼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흐름은 같았다. 신규 원전 추진 찬성 비율은 TK 67.8%, PK 63.9%로 전국 평균(61.9%)과 서울(61.6%), 인천·경기(57.8%)보다 높았다.
정부는 이 같은 결과가 원전에 대한 인식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원전이 안전하다"는 응답은 60.5%로 "위험하다"는 응답(34.0%)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TK의 "안전하다"는 응답은 63.9.%로 전국 평균(58.6%)보다는 물론이고 전국에서도 가장 높았다.
현재 기후부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최대 쟁점은 윤석열 정부 시절 11차 전기본에 담긴 '신규 원전 3기 건설' 계획을 유지할지 여부다. 이 계획은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를 포함한다.
신규 원전 추진을 둘러싼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주무 부처가 직접 여론조사에 나선 만큼 이번 결과는 원전 건설 유지 쪽에 일정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후부는 정책 토론회와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조만간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다만 여론조사 진행 과정에서 조사 문항과 절차를 둘러싼 '깜깜이' 논란이 이어졌던 만큼 환경·탈핵 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한국갤럽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1%포인트(p), 리얼미터 조사는 ±2.53%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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