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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저격하고, 美 유화 제스처 보인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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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일 나온 '사업총화 보고'에서 南 직격
북미정상회담 전격 실시 가능성 없지 않아
핵 보유국 지위 철저히 행사, 선군주의 강화

북한은 지난 19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제9차 대회를 개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19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제9차 대회를 개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9차 노동당대회에서 밝힌 대남 메시지는 한마디로 '통미봉남' 전술의 폭력적 버전이다. 단순히 한국을 무시하는 수준이 아니라 핵 공격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위협 수위를 높인 것이다. 심지어 우리 정부의 유화적 태도를 '기만극'이라며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고 대화 가능성을 거듭 일축했다. 북한에 유화 제스처를 취해온 이재명 정부는 그럼에도 '햇볕정책' 고수가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이라고 보고 있다.

◆南 향해 극언

북한의 한국을 향한 직설적이며 원색적인 위협은 상존했다. 1994년 "서울은 불바다가 될 것"이라는 겁박은 휴전선과 50km 떨어져 있는 서울시민들에게 즉각적인 공포를 안겼고, 우리 대통령을 향한 "삶은 소대가리" "특등 머저리" 같은 표현은 모멸감을 주기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강한 어조로 멸시한 것은 전례 없던 것이다. 특히 핵 공격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은 어쭙잖게 북미 대화 재개 등에 끼어들려 하지 말라는 강한 경고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20~21일 있은 '사업총화 보고'에서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으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고 했다.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DMZ 평화의 길 강원 고성 구간과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 등을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DMZ 평화의 길 강원 고성 구간과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 등을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특히 이재명 정부에 대해 "한국의 현 집권 정권이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화해와 평화를 제창하면서 '조선반도 비핵화'의 간판 밑에 우리의 무장해제를 획책하는 위해로운 존재"라며 남북 대화와 교류에 불신을 드러냈다.

또 "핵보유국의 문전에서 실행되는 한국의 부잡스러운 행동이 우리의 안전 환경을 다쳐놓는 행위로 인정되는 경우 우리는 임의의 행동을 개시할 수 있다"며 "그 행동의 연장선에서 한국의 완전 붕괴 가능성은 배제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핵 공격 가능성까지 시사한 압박으로 읽힌다.

한국을 명확한 적으로 규정한 그의 발언들은 "적수들은 우리가 무엇을 구상하고 무엇을 계산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그들은 알 수가 없으며 또 몰라야 한다"며 우리 정부의 유화 제스처와 정반대 전략을 천명했다.

[그래픽] 북한 7~9차 당대회 비교(종합)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지난 19일 개막한 북한 당대회는 총 7일간 진행된 뒤 25일 당대회 결정서 채택 및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폐회사를 끝으로 폐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전날 밤 진행된 열병식에서 북한군 각 군종, 병종, 전문병종대를 비롯한 50개의 도보종대, 열병 비행종대가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전한 열병식 사진에는 ICBM 등 전략자산 뿐 아니라 탱크나 장갑차, 방사포 등 재래식 무장장비도 보이지 않았다. yoon2@yna.co.kr(끝)
[그래픽] 북한 7~9차 당대회 비교(종합)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지난 19일 개막한 북한 당대회는 총 7일간 진행된 뒤 25일 당대회 결정서 채택 및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폐회사를 끝으로 폐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전날 밤 진행된 열병식에서 북한군 각 군종, 병종, 전문병종대를 비롯한 50개의 도보종대, 열병 비행종대가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전한 열병식 사진에는 ICBM 등 전략자산 뿐 아니라 탱크나 장갑차, 방사포 등 재래식 무장장비도 보이지 않았다. yoon2@yna.co.kr(끝)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결과 전쟁을 향해 질주하던 과거를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며 "남북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오래 쌓인 적대 감정을 없애야 하는데, 이는 일순간에 한 가지의 획기적 조치로는 이룰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지금까지의 대북 모욕 또는 위협 행위가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됐느냐, 대한민국의 국익과 안보를 지키는 데 유용했느냐를 진지하게 되새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같은 맥락의 발언으로 동조했다. 정 장관은 이날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접경지역 평화안전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재명 정부는 북쪽의 입장 발표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한반도 평화공존정책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18년 싱가포르 회동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2018년 싱가포르 회동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美 보고 손짓

미국을 향한 김 위원장의 손짓은 적극적이었다. 국가핵무력을 더욱 확대 강화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철저히 행사하는 것은 우리 당의 확고부동한 의지라면서도 "우리 국가의 현 지위(핵보유국)를 존중하며 대(對) 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대화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달 말 방중을 계기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는 "조미(북미) 관계의 전망성은 미국 측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며 "평화적 공존이든 영원한 대결이든 우리는 모든 것에 준비되어 있으며 그 선택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은 즉시 화답했다. 카리콤(CARICOM·카리브공동체) 정상회의 참석차 세인트키츠네비스를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25일 "미국은 모든 정부 관계자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현재 이란, 언젠가 북한의 누구든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관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핵 보유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다.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핵 보유 세력'이라는 표현으로 지칭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평양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600㎜ 대구경 방사포 증정식에서 방사포차를 직접 운전하며 사열하고 있다.[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평양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600㎜ 대구경 방사포 증정식에서 방사포차를 직접 운전하며 사열하고 있다.[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선군주의 강화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지도 체제에 대한 다짐도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압도적 국방력을 유지하기 위해 핵무기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수중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국가핵무력은 나라의 안전과 이익, 발전권을 믿음직하게 보장하는 기본 담보이고 강력한 안전장치"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연차별로 국가핵무력을 강화할 전망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핵무기 수를 늘이고 핵운용수단과 활용 공간들을 확장하기 위한 사업에 전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탄두 생산에 매진하는 것은 물론 이를 실어 나를 다양한 무기체계 개발에도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새로운 5개년 계획 기간의 과제에 "강력해진 지상 및 수중 발사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종합체와 각이한 인공지능 무인공격 종합체들, 유사시 적국의 위성을 공격하기 위한 특수자산과 적의 지휘 중추를 마비시키기 위한 매우 강력한 전자전 무기체계들, 더욱 진화된 정찰위성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600mm방사포와 신형 240mm방사포, 작전전술미사일종합체 등을 대남공격용 주요 타격 수단으로 규정하고 "연차별로 증강 배치하여 집초공격의 밀도와 지속성을 대폭 제고함으로써 전쟁 억제력의 핵심 부문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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