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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정희] 대구, 장애인 자립의 길을 먼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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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대구시 장애인복지과장

이정희 대구시 장애인복지과장
이정희 대구시 장애인복지과장

'당연한 일상,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은 제46회 장애인의 날 행사 슬로건이다. 이 문구에는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할 기본적인 삶의 가치가 담겨 있다.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우리 사회가 다시금 되새겨야 할 메시지이기도 하다.

과거 장애인 복지는 보호와 시설 중심에 머물러 있었다. 장애인은 돌봄의 대상이었고, 지역사회 안에서 주체적으로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문제는 정책의 중심에 놓이지 못했다. 그러나 2008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채택 이후 장애인 정책의 방향은 분명히 달라졌다. 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살아가는 '자립'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대구시는 이러한 변화를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인식하고, 이를 현장에서 꾸준히 실천해 온 도시이다.

대구시는 2009년 체험홈 2개소 운영을 시작으로 현재 80개소의 자립생활주택과 체험홈을 구축하여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 기반을 마련해 왔다. 2010년에는 전국 최초로 '장애인 자립정착금' 제도를 도입해 탈시설 장애인의 초기 정착을 지원하였고, 지금까지 192명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또한 권역별 7개소의 자립생활지원센터를 통해 장애인의 역량 강화와 사회 참여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대구시의 선도적 노력은 정부 정책에도 반영되었다. 보건복지부는 2021년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지원 로드맵을 수립하였고, 2022년부터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는 1차 연도 공모에 선정되어 매년 국비를 확보하며 자립 지원 기반을 강화해 왔다. 2023년에는 대구광역시장애인지역사회통합지원센터를 개소하여 주거 전환과 자립 지원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대구시의 장애인 자립 정책은 단순한 복지사업의 확대가 아니다. 보호 중심에서 자립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 온 과정이자,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이 아닌 지역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이기도 하다.

이제 대구시는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한다. 2027년 3월 19일부터 시행되는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 및 주거 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에 맞추어 보다 체계적인 정책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여건에 맞는 자립 지원 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현재 시범사업으로 운영 중인 자립 지원 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하여 지속가능한 지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자립생활주택 지원 사업을 정부 사업과 연계하여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고, 주거 지원·정착 지원·자립 생활 지원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체계를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

장애인의 자립은 행정의 노력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지역사회의 이해와 시민의 포용이 함께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대구시는 앞으로도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도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장애인이 행복한 도시는 결국 모두가 행복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다시 생각한다. 장애인의 일상은 특별한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보장해야 할 당연한 권리이다. 그 권리가 온전히 실현되는 사회야말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따뜻한 공동체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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