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동안 간병(看病)했던 80대 아내를 살해한 80대 남편과 50대 아들이 지난 20일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막내인 50대 아들은 2014년부터 특별한 직업 없이 부모와 함께 살며 모친을 보살폈다. 모친은 뇌출혈로 인지능력이 떨어진 데다 202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이어 고관절이 골절돼 거동이 어려워졌다.
화불단행(禍不單行), 불행은 겹쳐 온다고 했던가. 집주인은 집을 비우라고 했다. 생활비와 병원비를 보냈던 형은 일자리를 잃었다. 50대 아들은 '독박 간병' 위기에 놓였다. 모친은 요양원 입소를 거부했다. 아들과 아버지는 극심한 좌절 끝에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 이런 정황은 판결문에 실린 대화에서도 확인된다. 두 사람이 범행 후 차에서 나눈 대화가 블랙박스에 녹음된 것이다. "누나와 형은 이렇게 생각할 것 같아. 이제 돈 안 나오니까 엄마를 죽인 거라고…."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가 2007년부터 2023년까지 유죄(有罪) 확정된 간병 살인 228건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가장 많은 범행 동기는 '돌봄 효능감 저하'(53.0%)였다. 이는 누적된 간병 피로와 경제적 어려움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무력감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지른 경우다. 또 가족의 지지 없이 '독박 간병'을 하던 중 살해한 경우가 75.8%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병을 했던 가해자 역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20.6%였다. 범행 후 죄책감에 시달려 자살 시도를 한 비율은 25.4%로 조사됐다. 숫자는 무정(無情)하나, 이 통계는 무참(無慘)하다.
간병은 지옥을 맛보게 한다. 며칠이나 몇 개월은 어떻게든 견딜 수 있다. 그러나 '긴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한 달에 수백만원에 이르는 간병비와 병원비, 정신적 스트레스, 그리고 가족 갈등…. 수술비와 입원비, 심지어 환자 밥값은 건강보험이 도와준다. 그러나 환자를 돌보는 사람의 비용은 가족이 알아서 해야 한다. 그러니 부모 병상을 지키다 생활이 무너지고, 빚더미에 앉고, 끝내 비극(悲劇)으로 이어지는 불행이 반복된다. 초고령사회에서 간병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시범 사업을 확대 실시하지만, 아직 체감도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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