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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노동부·노동위 '세 갈래 해석'…노봉법, 현장을 미궁에 빠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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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3월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양경수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법을 두고도 기관별로 온도차가 큰 상황이다. 이른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을 둘러싸고 법원과 정부, 노동위원회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서 현장에서는 적용 기준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법원은 화물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했고, 노동위원회는 노조의 교섭 당사자 지위를 받아들였다. 반면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안을 노조법 적용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했다가 이후 입장을 일부 조정했다. 명확한 기준이 정리되기 전에 교섭과 갈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법 해석의 공백이 현장 충돌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먼저 방향을 제시한 것은 법원이었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화물차주가 외형상 개인사업자 형태를 띠고 있더라도, 운임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고 특정 운송 구조에 편입돼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 종속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의 초기 판단은 달랐다. 노동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이번 사안을 "개정 노조법 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으로 규정하며, 노란봉투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갈등의 성격을 노사 문제라기보다 대기업과 자영업자·개인사업자 집단 간 이해관계 충돌로 본 것이다. 다만 이후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적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 방향으로 입장을 조정했다.

이와 달리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최근 판정에서 화물연대를 노동조합으로 보고 사용자 측의 교섭 책임을 인정했다. 이는 개정 노조법 2조가 규정한 '실질적 지배·결정력'을 기준으로 원청의 사용자성을 넓게 해석한 결과다.

입법 과정에서 특수고용 노동자의 적용 범위와 원청의 사용자성 기준이 충분히 구체화되지 않은 점도 혼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노사 양측이 각각 유리한 해석을 취하는 이른바 '체리피킹' 논란도 이어진다. 경영계는 교섭 부담 확대를, 노동계는 원청의 교섭 회피 구조를 문제로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제도 보완 필요성을 공통적으로 제기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업자성과 노동자성이 혼재된 상태에서 기준이 불명확하면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고, 김성희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수고용 노동 문제를 제도권 안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명확한 해석 기준과 입법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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