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서맘 생존기] <8> 어버이날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외할머니 등에 업힌 태서가 환하게 웃고 있다. 말없이도 전해지는 이 웃음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확실한
외할머니 등에 업힌 태서가 환하게 웃고 있다. 말없이도 전해지는 이 웃음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확실한 '효도'일지 모른다.

태서가 태어나고 맞는 어버이날은 조금 다르다. 자식이기만 했던 내가, 이제는 누군가의 부모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태서에게 효도를 기대하긴 이르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 챙기고, 태서도 챙기느라 정신없는 어버이날을 두 해째 보내고 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은행에 들러 용돈을 뽑고, 식당을 찾아 예약 전화를 돌린다. 그 사이, 바쁘게 움직이는 엄마 옆에서 조용히 사고를 치는 나의 아들. 컵에 먹겠다고 해서 물을 줬더니, 언제 쏟았는지 바닥은 이미 물바다다. "어휴~ 태서야 엄마 바쁜데 왜 그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손으로, 발로 물장구를 치며 더 엉망을 만든다.

그런데 이어지는 한마디에 웃음이 난다. "엄마 미앙…" 요즘 부쩍 말이 늘었다. 혀 짧은 소리로 "미안"을 건네는 걸 보고 있자니, 자식은 존재만으로도 효도라는 말이 조금은 이해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닦아." "치워." 본인이 쏟아놓고는, 정작 치울 생각은 없고 엄마에게 명령만 내린다. 가만 보니, 요즘 할 수 있는 말들이 전부 엄마를 부려먹는 말이다.

효도는커녕, 태서를 모시느라 바쁜 어버이날. 그 탓에 예전 돈방석이나 돈부채 같은 용돈 이벤트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모님은 전보다 더 크게 웃는다. 이벤트가 없어도, 맛있는 식사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그 웃음의 중심에는 늘 태서가 있다. 그러니까 오늘의 효도는, 내가 아니라 태서가 다 한 셈이다. 나는 그저 효도를 '전달'하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당선 후 복당 의사를 밝혔고, 개소식에 친한계 의원들을 초청하지...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강화하며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8천에서 9천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는 한국이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
50대 가장 A씨는 10년 동안 미국에 있는 아내와 자녀를 위해 수억 원을 송금했으나, 아내의 화려한 SNS 사진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고 ...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최근 중국 소유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미..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