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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 호전 전망과 현실의 괴리, 반도체 착시 걷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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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긴장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2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전반을 뒤흔들 충격이다. 한국은행 경제심리지수(ESI)는 두 달 연속 하락해 91.7까지 떨어지며 얼어붙은 체감경기를 보여주는데 코스피는 전쟁이 무색할 정도로 치솟는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여 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지만 동행지수는 겨우 기준선을 회복하며, 격차는 금융위기 직후 이후 최대가 됐다. 경제 회복 신호는 강한데 실물경제는 우울하다. 극단적 괴리(乖離) 현상의 대표적 원인은 반도체다. 올해 1분기 제조업 생산은 3.0%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0.2%에 그친다. 수출도 반도체 중심으로 30%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시장은 경제 전반의 회복을 기대하지만 실상은 성장의 열매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는 구조, 즉 '반도체 하나로 버티는 경제'다. 바로 'K자형 성장'이다. 금융·보험업은 성장했지만 숙박·음식점업과 예술·여가 서비스 등은 뒷걸음질쳤다. 생산과 소비, 수출과 내수, 자산과 노동 사이의 격차가 벌어진다. 반도체는 고부가 산업이지만 고용유발 효과는 제한적이다. 대다수 가계(家計)는 고물가와 고용 둔화 압박에 시달린다. 에너지 가격은 격차를 더 키운다.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는 곧바로 생산비와 물가로 전이되는데, 같은 유가 상승에도 체감 온도 차는 훨씬 커진다.

이런 괴리로 인한 정책 판단의 왜곡(歪曲)이 우려스럽다. 선행지수 상승과 증시 호황은 경기 회복 신호로 보이지만 에너지 비용 상승, 내수 위축, 산업 편중 등 불균형은 쌓여만 간다. 중동 리스크 장기화에 금리 인상이 겹치면 경기 회복은 희망 고문에 그칠 공산이 높다. 반도체와 인공지능이 이끄는 고성장 축과 에너지 비용과 내수 부진이 짓누르는 저성장 축의 간극은 벌어진다. 한국은행은 물가와 자산시장 과열을 의식해 금리 동결을 유지하는데 정부는 추경과 지원금으로 유동성 보강에 나선다. 엇갈린 정책 신호는 시장의 착시(錯視)를 증폭시켜 괴리만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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