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계절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날이 이어지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돌아본다. 그러나 노동절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까지 더해지면, 오월은 가족을 넘어 사회와 공동체의 관계까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누구에게서 왔고, 지금 어디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자리에 머물게 될 것인가.
가족은 우리가 처음 기대어 선 자리였고, 고향은 처음으로 발을 디뎠던 땅이다. 그 자리는 여전히 우리의 감각과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고향은 단순히 지명이 아니라 기억이 축적된 장소이며, 부모는 사라지지 않는 내 삶의 시작점이다. 그래서 사람은 익숙한 도시의 한가운데서도 순간 방향을 잃고 설명하기 어려운 공허를 느낀다. 그것은 물리적 위치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기댈 '자리'의 문제에 가깝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그런 삶의 자리를 찾기 위해 애써왔다. 풍수지리는 그 노력의 한 방식이었다. 흔히 길흉을 따지는 미신으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그 근저에는 사람이 오래 머물 수 있는 조건을 살피는 생존 감각이 자리한다. 뒤를 받쳐주는 산과 앞을 열어주는 물, 바람을 막고 기운을 모으는 형세를 통해 삶의 균형을 찾고자 했다. 결국 풍수는 어디에 집을 둘 것인가 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화두에 더 가깝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삶은 그 질문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도시는 빠르게 변하고, 집은 점차 삶의 터전보다 자산과 소비의 대상으로 기울고 있다. 우리는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끊임없이 자리를 옮기지만, 그 과정에서 정주의 감각은 점점 옅어진다. 집은 있지만 터전은 없는 상태, 거주하지만 정주하지 않는 삶에 익숙해졌다.
내가 살 만한 곳은 어디일까. 좋은 땅을 찾는다는 것은 그저 지형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만드는 일이다. 그것은 물리적 조건을 넘어 관계의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부모와 가족이 함께 머무는 시간, 이웃과 사회와의 거리, 추억이 반복되는 따뜻한 공간이야말로 삶의 기운을 축적하는 중요한 요소다.
따뜻한 곳을 찾는다는 말은 흔하지만, 누군가를 기억하고, 복을 기원하며, 시간의 층위를 쌓을 수 있는 공간. 풍수가 말해온 명당과 혈은 어쩌면 그런 삶의 조건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것인지도 모른다.
살 만한 땅은 멀리 있지 않다. 그것은 결국 사람이 사람 곁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자리, 관계가 뿌리내리고 시간이 축적될 수 있는 삶의 구조 속에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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