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는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일정 구독료를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제품을 제공받거나 콘텐츠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OTT 구독 등을 넘어 영양제, 강아지 장난감, 화장품, 책, 술, 작품, 의류, 꽃, 이모티콘 등 각종 서비스로 확대돼 일상생활에 빠르게 스며들었다. 가전 시장도 이미 구독으로 시장이 재편된 지 오래다. '소유'에서 '경험'으로 개념이 옮겨갔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11일 전기차 대중화의 최대 문턱이었던 초기 구매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구독 서비스'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차량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값을 초기 비용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제를 철폐(撤廢)해 소비자는 차체만 구매하고 배터리는 매달 사용료를 내는 리스 방식을 택함으로써 내연기관차 수준의 가격으로 전기차를 소유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구독경제'를 전기차에 도입함으로써 친환경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하지만 제도 도입에 따른 장밋빛 전망 못지않게 소비자가 짊어질 장기적 비용 부담과 법적 회색지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아 보다 치밀한 후속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구독'이라는 편리함 뒤에 숨은 경제적 함정(陷穽)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리스료에는 배터리 원금뿐 아니라 이자와 사업자의 마진이 포함되기 때문에 차량을 장기간 운행할 경우 매달 지불하는 구독료 총액이 배터리를 직접 구매했을 때의 비용을 상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소유권 분리에 따른 복잡한 권리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다. 차체와 배터리의 손해 책임 주체가 달라지면 보험료 산출과 보상 과정에서 소비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또 중고차 거래 시 배터리 리스 계약 승계 문제 등 기존에는 없던 번거로운 변수들도 생겨난다.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친환경 차로의 전환 속도를 가속해 줄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조기 안착'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세심한 제도 설계와 업계의 합리적인 서비스 모델 제시가 필수적이다. 이번 실증 사업이 대한민국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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