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나라 말기의 문인 홍자성(洪應明)은 젊어서는 출세와 성공을 쫓으며 좌절을 겪고 나이 들어서는 세상에서 한발 물러나 저술에 몰두했다. '피는 꽃도 한철, 폭풍·천둥번개도 한때'임을 깨닫고 삶이 흔들릴 때마다 길을 찾아가는 방법을 안내해주는 저서 「채근담(菜根譚)」을 남겼다. 행복한 삶을 위한 채근담의 지혜는 다음과 같다.
▷아무 일 없이 평범한 하루가 곧 행복이다= 즐거운 일이 있다고 기뻐하자마자 곧 문제가 생기고, 일이 잘 풀린다고 생각하자마자 금세 불운이 닥치니 인생이란 결국 이런 것이다. 그저 평범한 한 끼 식사와 흔해 빠진 일상 가운데 평온하고 안락한 인생의 정수가 담겨 있다.
▷신경 쓸 일이 많은 사람은 불행하다= 일이 적은 것보다 더 큰 행복이 없고, 오만가지를 신경 쓰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이 없다. 일에 시달려 본 사람만이 일을 줄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고, 마음이 평온해 본 사람만이 헛된 고민과 걱정이 얼마나 불행한지 안다.
▷일이 잘 풀릴 때 뜻밖의 슬픔이 온다= 괴로운 가운데 기쁨이 찾아오고 일이 뜻대로 되어갈 때 문득 실의의 슬픔이 닥치는 법이다.
▷비워야 넘치지 않는다= 보름달도 때가 되면 기울고 물도 가득 차면 넘친다. 높은 명예나 막대한 재산도 언젠가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현명한 사람은 채우기보다 비우려 하고,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부족한 것을 편안하게 여긴다.
▷풍족한 생활 속에 더 큰 불행이 있다= 사람들은 이름 있고 지위 있는 것만 행복한 줄 알지 이름 없고 지위도 없는 평범한 삶 속에 진정한 행복이 있는 줄 모른다. 사람들은 굶주리고 추운 것만 불행한 줄 알지 굶주리지 않고 않고 춥지도 않은 가운데 느끼는 불행이 더 심각하다는 것은 미처 깨닫지 못한다.
▷복을 부르고 화를 피하는 비결=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항시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만이 행복을 불러오는 비결이다. 불행은 피하고 싶다고 피해지는 게 아니다. 남을 해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늘 배려심으로 대하는 것만이 불행을 피하는 비결이다.
▷진짜 오래가는 행복이란= 괴로움과 즐거움을 두루 겪으며 자신을 갈고닦으면 그 끝에 이룬 행복이 비로소 오래간다. 의심하기도 하고 믿기고 하며 깊이 헤아려 살피면 그 결과로 얻은 지식이야말로 참되다.
▷불행은 피하려고 애쓸수록 쫓아온다= 욕심이 없는 사람은 애써 행복을 찾으려 하지 않지만 어느결에 행복한 인생을 살아간다. 탐욕스럽고 마음이 비뚤어진 사람은 늘 불행을 피하려고 애쓰지만 어느결에 불행한 인생을 살아간다. 하늘의 작용이 이처럼 신비로우니 사람의 얕은 지혜 따위가 견줄 바가 아니다.
▷만족을 모르면 스스로 거지가 된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돈을 가져도 보석을 가지 못한 것에 불만을 느끼고, 높은 지위를 얻어도 더 높은 지위를 얻지 못함을 원망한다. 어떤 사람은 귀한 자리에 올라도 스스로 걸인으로 전락하고 만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아무리 소박한 식사라도 맛있게 여기고, 허름한 옷을 입어도 따뜻하다고 말한다. 이런 사람은 가난한 서민이라도 왕이 부럽지 않다.
▷행복은 불행으로, 삶은 죽음으로 이어진다= 병에 걸리고서야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고 전쟁을 겪은 뒤에야 평화의 소중함을 아는 것은 선견지명이라고 할 수 없다. 행복을 원하면서도 그것이 불행의 원인이 됨을 알고, 오래 살기를 바라면서도 그 끝에 죽음이 기다리고 있음을 안다면 그것이 바로 현자다.
▷행복과 불행의 경계는 마음에 달렸다= 이익과 욕망에 마음을 빼앗기면 그곳이 불구덩이요, 탐욕과 집착에 사로잡히면 그곳이 고통의 바다다. 욕망을 다스리면 타오르던 불꽃도 시원한 연못이 되고 집착을 끊어내면 고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기쁨과 슬픔은 하나다= 자식이 태어날 때는 어머니의 건강이 위태롭고 부자가 되면 도둑이 재산을 노리니 어떤 기쁨이나 행복도 슬픔이나 불행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가난하면 아껴 쓰게 되고 병이 들면 몸을 보살피게 되니 어떤 슬픔이나 불행도 기쁨이나 행복이 씨앗이 될 수 있다. 행복과 불행이 하나인 것을 알면 기쁨도 슬픔도 잊을 수 있다. 이런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이 인생의 달인이다.
▷분에 넘치는 복이나 횡재에 주의하라=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과분한 행복이나 아무 이유 없이 얻어지는 이익은 하늘이 당신을 시험하려고 던진 미끼이거나 인간 세상에 놓인 함정이다. 이럴 때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곧 그 꾐에 걸려들고 만다. 예상 밖의 행복이나 이익을 얻었을 때는 그것이 내 분수에 맞는 것인지 아닌지 냉철하게 판단하고 대처해야 한다.
▷적당한 것이 아름답다= 꽃은 반쯤 피고 술은 적당히 취한 것이 가장 좋다. 꽃이 흐드러지게 피거나 술이 흠뻑 취할 정도가 되면 도리어 아름답지 못하다. 충분히 만족스러운 상황에 있다면 이 점을 잘 생각해 보라.
▷괴로움은 오직 자신이 만든 것일 뿐= 사람들은 걸핏하면 "세상이 더럽다, 사는 게 고통이다"고 투덜댄다. 그러나 이는 눈앞의 이해득실에만 사로잡혀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름은 하얗고 산은 푸르고 시내는 졸졸 흐르고 바위는 우뚝 솟아 있다. 들에는 꽃이 피고 새는 재잘거리고 계곡에는 메아리가 치고 나무꾼은 노래를 부른다. 이 세상은 더럽지 않고 괴로운 일만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렇게 만드는 것은 오직 자신의 마음이다.
〈김준현 세무사〉
세무법인 대명 대구지점 대표세무사로 있는 김준현(58) 씨는 올해로 개업 23년 차다. 한국세무사회 이사를 역임했고 현재 대구지방세무사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인생 모토로 삼고 있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란 교훈이다. 그래서 지금껏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왔다.
-지금까지의 인생 여정을 정리한다면.
▶세무사 시험 합격 후 대구경북지역 중소기업과 개인 납세자들에게 세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건축사였던 선친으로부터 꼼꼼함을 물려받고 세무사였던 장인어른에게선 노하우를 전수받은 덕분에 개업 이후 꾸준한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다. '신속·정확·친절로 개인과 조직의 성공을 돕겠다'는 사명감은 늘 가슴에 새기고 업무에 임해왔다.
복잡한 세금과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세무사 역량 업그레이드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기업과 개인의 절세 전략을 연구하기 위해 매주 목요일 세무사들과 공부 모임을 이어오고 있고, 최신 예규와 판례 연구도 꾸준히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세무사회가 개최한 '세법연구왕 대회'에 발표자로 나서 최우수상 수상팀으로 뽑히기도 했다.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도 중시하는 편이라 세무 관련 봉사도 제법 해왔다. 세법 지식이 부족한 개인들을 위해 구청에서 10년 넘게 무료 세무상담을 진행했고, 국선 세무대리인과 영세 납세자 지원단 활동을 하고 있으며, 독도 관련 세금 연구와 독도 1호 사업자에 대한 세무서비스를 통해 '독도 지킴이' 역할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세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학교 교육에 관심이 많아 성동초등학교 운영위원장과 모교인 경북고등학교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불교 신행 단체인 '불이선회' 회장도 맡고 있다.
-살아보니 어떤 게 행복인 것 같나.
▶상속세 신고를 대행하다 보면 상속재산이 적어도 다투고 많아도 다투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럴 때 불교 선문답 책(조당집)에 나오는 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솥이 하나 있는데, 평소에 떡을 찌면 셋이 먹기에는 부족하나 천 사람이 먹으면 남는다'는 것인데, 다투면 부족하고 사양하면 남는다는 것을 뜻한다.
정말 맞는 말이다. 더 구하려고 애쓰기보다는 현재에 만족할 줄 아는 '안분지족'(安分知足)이 행복의 시작인 것 같다.
불교에서는 괴로움을 고고(苦苦), 낙고(樂苦), 불고불락고(不苦不樂苦)로 나누는데, 즐거움도 고(苦)라고 본다. 즐거움이란 게 조건 따라 일어나고 그 조건이 사라지면 괴로움이 되니 진정한 행복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들에 핀 야생화를 보면 옆에 다른 꽃이 있다고 떨어져서 피거나, 피지 않거나 하지 않는다. 자기 차례가 되면 꽃대를 밀어 올려 꽃 피우고 열매 맺는다. 그런 것을 보면 행복은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과정'인 것 같다.
또 살아보니 내 것만 챙길 때보다는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 때 행복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의 삶도 그렇게 하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해본다. 가장 큰 바람은 독도에 이어 남북 간 세금 연구를 통해 통일과 통일 조국의 안정화에 일조하는 것이다. 또 건강이 허락한다면 밥차 트럭을 몰고 전국을 돌며 봉사하고 싶다. 인생 마지막은 어느 산사에 들어가 마당 쓸며 책 한 권 쓰고 싶다. 제목은 미리 정해 놓았다. '우리나라를 세운 한 마디'다.
-행복 관련해 조언하고 싶은 말은.
▶내 화두는 '모름'이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한 것도 앎보다도 모름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모름이란 것은 단순한 무지가 아니다. 알아야 할 것(참모습 등)은 확실히 알고, 몰라도 될 것에는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 자녀들, 그리고 인생후배들에게도 이 '모름'을 화두 삼아 살아보라 권하고 싶다. 그러면 취하려고 할수록 갈증만 더해지는 행복이 아닌, 참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 감히 단언한다.
사회 제도적으로는 '행복 세금'을 제안한다. 세무 상담을 하다 보면 가진 사람은 너무 많이 가져 힘들고 없는 사람은 너무 없어 힘들어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행복 세금이다. 국가와 개인 사이의 제3지대로서 비영리법인의 설립과 운영제도를 정비 및 활성화하면 많이 가진 사람은 덜어내면서 행복을 찾고 부족한 사람은 메꾸면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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