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모두가 마스크를 쓴 채 서로의 얼굴을 잊어가던 시절이 있었다. 시인 이하석은 그 시간의 흔적과 삶의 풍경을 한 편 한 편의 산문으로 기록했다. 그렇게 모인 152편의 글이 산문집 '함께 피어 서로 쬐다'로 독자들을 만난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문학과 삶, 자연과 공동체, 기억과 장소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담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코로나19 시기부터 최근까지 써 내려간 글들을 묶은 이번 산문집은 시인의 내면과 시대의 풍경을 함께 비춘다.
책은 '함께', '피어', '서로', '쬐다' 등 4부로 구성됐다. 시와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는 글에서부터 계절과 생명의 움직임, 사라져가는 장소의 기억, 팬데믹 이후 변화한 인간 사회의 모습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수록작 가운데 대구 독자들에게는 '향촌동 랩소디'가 특히 반갑다. 백조다방과 르네상스, 꽃자리다방 등 향촌동 문화예술 공간의 기억을 소환하며 사라져가는 도시의 정서를 되살려낸다.
팬데믹 시기를 기록한 '마스크' '백신' '비대면' 등은 코로나19 이후의 고립과 연대, 공동체의 의미를 되묻는다. 시인은 재난의 시간을 통과하며 우리가 잃어버린 것과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차분히 들여다본다.
'함께 피어 서로 쬐다'는 우리 곁의 사람과 장소, 그리고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조용한 쉼표가 되어준다. 308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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