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장기 수술용 의료접착제로 주로 쓰이던 홍합이 이번에는 장기간 면역 효과를 내는 백신기술로 새롭게 개발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포스텍(포항공대) 차형준 교수, 박사과정 정석원·우현택 씨 연구팀은 인천대 생명공학부 황병희 교수 연구팀과 함께 홍합의 강한 수중 접착 원리를 응용해 단 한번의 접종으로 장기간 면역효과를 내는 백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는 최근 생체소재 분야 국제학술지인 '바이오머티리얼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독감이나 코로나19 등 감염병 백신은 충분한 면역 효과를 얻기 위해 일정한 간격으로 여러 번 접종해야 한다. 하지만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나라에서는 시간과 비용 부담 때문에 접종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친 파도에도 바위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홍합의 접착 단백질에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면역증강 펩타이드를 결합했다.
그 결과 백신 성분을 몸 속 특정 위치에 오랫동안 붙잡아 둘 수 있는 '접착성 어주번트 단백질(AAP)'이 만들어졌다. '백신용 접착제'가 만들어진 셈이다.
접착성 어주번트 단백질은 백신의 핵심 성분인 항원과 함께 나노입자 형태로 뭉쳐, 체내에 붙어 항원과 면역증강제를 천천히 내보낸다. 자연 감염이 지속적으로 면역계를 훈련하는 것처럼, 면역세포를 오랫동안 자극해 강력하고 지속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기존 면역증강제보다 백신 성분이 체내에 오래 머물도록 했고, 단 한 번의 접종만으로도 기존 대비 3배 이상 지속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접종 6주 후에도 면역 반응이 유지됐으며,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독성 T세포 활성도 높게 나타났다. 특히 면역세포가 지쳐 기능이 떨어지는 '면역 고갈' 현상 없이 건강한 면역 상태도 오래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형준 교수는 "홍합접착단백질 기반 백신 전달시스템은 생체적합성이 뛰어나고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 실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반복 접종 등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 향후 세계 백신 접근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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