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노동계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정년 사이의 소득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즉각적인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일률적인 법정 정년연장이 청년고용 위축과 기업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 노동계 "소득공백 해소…정년연장 즉각 입법해야"
지난 16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년연장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국회가 65세 법정 정년연장 입법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대 노총은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벌어지면서 퇴직 이후 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이 끊기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실제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단계적으로 늦춰지고 있다. 1961~1964년생은 63세, 1965~1968년생은 64세, 1969년생 이후는 65세부터 연금을 받는다. 이에 따라 올해 정년퇴직 대상인 1966년생은 연금 수령 시점까지 최대 3년간 소득 공백이 발생한다. 노동계는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 특별위원회가 검토 중인 단계적 연장안에 대해 시행 시기가 늦어 정년 앞세대의 소득 공백을 막기 어렵다며 법 개정을 앞당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방식도 쟁점이다. 양대노총은 정년연장 대상자에 대해 노조 동의 없이 임금체계 개편 등을 허용하는 취업규칙 특례 규정은 '노동조건 후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더라도 노동자 과반 노조 또는 노동자 동의를 거쳐 노사가 대등하게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경영계 "청년고용 위축·기업 부담 가중 우려"
반면 경영계는 고령자의 계속 고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법정 정년을 일률적으로 65세까지 올리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높은 연공급 임금체계와 고용 경직성이 유지된 상태에서 정년만 연장할 경우 기업 비용 부담이 급증하고, 청년 신규채용 축소와 세대 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경영계는 임금체계 개편과 퇴직 후 재고용을 중심으로 고령자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년연장을 단순한 고용보장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년연장과 재고용, 임금 조정, 취업규칙 변경, 정년 후 근로자 지위 등 법적 쟁점을 함께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계는 법정 정년을 재설정하는 것보다 재고용을 통한 고령자 일자리 제공 방안을 검토해야는 입장이다. 또 기업과 근로자 상황에 맞게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이날 정년연장 정책 토론 학술세미나에 참석한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고령자의 지속적인 노동시장 참여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다만, 일률적 법정 정년연장에는 반대한다"며 "이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청년 신규채용을 축소해 세대 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높은 임금 연공성과 고용 경직성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 없이 법정 정년이 연장된다면 기업에 감당하기 어려운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지원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일본처럼 법정 정년은 60세로 그대로 두고, 기업이 65세까지 고용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방안이 적절할 것"이라며 "퇴직 후 재고용 시 근로자의 희망직무를 최대한 반영하고, 기업의 선택권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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