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하락 추세를 나타내면서 정부·여당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청년세대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 야당이 상대적으로 죽을 쑤고 있는데도 대통령 지지도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미 3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항상 대통령의 지지도가 당보다 더 높았는데 일부 조사에서는 그것도 역전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대통령으로선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반도체 덕분이라고는 하지만 사상 최대의 수출에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무려 4,755조 원 규모의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까지 발표했고 특히 호남에 800조 원의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빠른 속도로 만들겠다는 거대 계획을 발표·시행하고 있건만 지지도는 속절없이 곤두박질치고 있으니 말이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여론조사 결과는 부동산 정책, 검찰 보완 수사권 박탈, 민생문제(고금리, 고물가 등)를 지적한다.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청년과 수도권, 중도층 지지 철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는 겉으로 나타난 현상이지 근본 원인은 아니다. 지난 3~4주 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빠른 속도로 하락한 것은 정책 이슈에서 촉발됐지만 그 근본 원인은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은 어려운 문제지만 계곡 불법시설 정비나 주식시장 정상화보다는 쉬운 일", "정부에 맞서지 말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고, SNS에 "강제매각"까지 언급하는 등 강력한 경고를 반복했다. 토지 거래 허가 지역 대폭 확대, 부동산 대출 한도 축소 및 심사 기준 강화, 종부세 강화, 양도세 장특공제 폐지 또는 생애 1회 제한, 비거주 1주택자 과세 강화, 생애 1회 한정 1주택 양도세 비과세 등 새로운 규제를 도입했다. "집은 돈버는 수단이 아니라 삶의 공간", "부동산 정책은 가격 조정이나 개입이 아니라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주장했다. 이 모든 것이 이재명 대통령의 입을 통해 나온 것을 국민이 아는데, 부동산 문제가 더 심각해지자 아랫사람을 탓한다. 전월세 폭등, 잔금 대출 불가, 부부 공동명의 다주택자 등 각종 부작용이 쏟아지자 이 대통령은 장시간에 걸친 국민 대토론회를 열어 부동산 정책 제안을 수렴하겠다고 나섰다. 정작 중요한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에는 귀를 막은 채 말이다.
그밖에도 노란봉투법, 검사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단일종목 ETF 도입, ISA 계좌 개악, 사관학교 통합의 이유로 쿠데타 시도의 본산인 육사 폐지 등 박학다식한(?) 대통령의 언급은 분야와 종류를 넘나들었다.
그러던 차에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경기도 재정, 실질적 파산 상태" 발언이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사실상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부터 누적되어온 방만 재정의 결과임이 분명했다. 더욱이 경기도는 인천과 더불어 채무 비율 12%대로 매우 안정적인 재정구조를 가진 광역단체다(서울시 채무 비율은 20.05%). 그런데도 모든 기금을 끌어 쓰고, 지방채도 발행 한도에 도달해 9월 이후 예산이 편성조차 되지 않았다는 경기도를 통해 국민은 암울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본다.
지난 1년간 드러난 것은 국민주권 정부의 정책 과정이 상향식이 아니라 하향식이라는 점이다. 이미 대통령의 입을 통해 구체적 방향과 대안까지 언급된 마당에 장관은 물론 실무자들이 설혹 문제를 알고 있더라고 이를 수정할 방법은 없다. 그러면서 공공기관과 연금 부채까지 고려한 실질적 국가부채 비율은 상당히 높은데도 재정지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단다. 다수 지방정부도 이번 한가위 때 최대 1인당 100만 원의 경제회복 지원금을 뿌릴 예정이다. 엄청난 유동성 증가는 물가를 자극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그렇지 않아도 높은 물가에 불난 데 부채질 정도가 아니라 아예 기름을 쏟아붓고 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실력 없는 사람이 큰 일을 그르친다는 뜻이다. 지금 국민은 이재명 대통령이 명의인 줄 알았더니 돌팔이였다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실력 없는 사람이 고집만 세면 일을 망치는 속도는 더욱 빠르다. 국민의 신뢰를 잃기 시작한 것, 그것이 최근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추세적 하락을 보이는 근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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