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이 두나무 지분을 추가 매입하고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투자와 전문 인력 영입에 나서며 가상자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디지털 자산 전문 증권사 전환 전략의 일환이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도약을 위한 중장기 포석으로 해석하는 가운데, 실제 성과는 향후 제도 정비와 사업모델 안착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를 약 5978억 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율은 기존 5.94%에서 9.84%로 확대됐다. 회사는 지난 2021년 2월 두나무 지분 5.94%를 처음 확보한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앞서 지난해 9월 장병호 대표이사가 선임된 뒤 12월 열린 '2026년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 자산 전문 증권사로 전환'이라는 중장기 목표와 'Global No.1 RWA(실물 기반 토큰화 자산) Hub' 비전을 공식 선포한 바 있다. 이후부터 가상자산업계에서의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지난해 12월 파이낸스 위크 2025(ADFW 2025)에서 미국 Web3(탈중앙화 기반 차세대 인터넷) 기업 크리서스(Kresus)와 MOU(업무협약)를 맺었으며 약 18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도 단행했다. 양사는 단순한 지분 관계를 넘어 중장기적인 기술 협력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어 올해 1월 21일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Xangle)과 MOU를 체결했고 1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도 완료했다. 지난 4월에는 금융 특화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디지털에셋(Digital Asset Holdings LLC)과 MOU를 맺은 뒤 글로벌 VC(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가상자산 펀드 'a16z 크립토'를 통해 투자했다.
특히 디지털에셋과의 MOU를 통해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블록체인 인프라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에 합류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한화투자증권은 골드만삭스, 미국예탁결제원(DTCC), 홍콩거래소(HKEX), HSBC 등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과 동일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향후 디지털 자산·차세대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외형 확장뿐만 아니라 내부 조직 개편도 병행했다. 지난해 10월 조직 개편을 통해 '미래전략실'을 신설, STO(토큰증권)·온체인 사업과 글로벌 확장을 총괄하는 조직 체계를 구축했다. 디지털혁신실의 경우 부문 단위로 격상해 플랫폼 기획과 개발을 통합했다. 전사적인 디지털 리터러시 제고를 위해 '디지털 L&D(학습·개발) 센터'를 신설하고 블록체인·인공지능(AI)·웹3 교육도 강화했다.
또한 디지털·가상자산 분야 핵심 인재들도 적극 영입했다. 지난해 12월 리서치센터 내 디지털자산리서치팀을 신설하고 최윤영 전 코빗 리서치센터장을 영입했다. 최 팀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반감기, 스테이블코인, RWA, 가상자산 규제 등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시장 해설과 전망을 내놓으며 의견을 제시해 온 가상자산 시장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안인성 전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 대표도 디지털혁신부문장(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안 부사장은 금융과 IT를 아우르는 경험을 바탕으로 증권업계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온 전문가다. 그는 SK커뮤니케이션즈,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을 거쳐 NH투자증권 MTS '나무(namuh)'와 미래에셋증권 'M-STOCK' 등 모바일 플랫폼 혁신·데이터 기반 서비스 고도화를 주도했다.
이처럼 한화투자증권이 가상자산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자 시장에서는 이를 1분기 실적 부진을 만회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종투사 인가를 위한 기반 다지기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 1분기 한화투자증권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6594억원으로 전년 동기(8370억원)보다 98.2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296억원)과 당기순이익(191억원)은 전년 동기(472억원·372억원) 대비 각각 37.29%, 48.66% 감소했다. 1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2조435억원으로 종투사 요건인 3조원에 교보증권(2조1621억원) 다음으로 가장 근접해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는 당장의 수익을 목표로 하기보다 관련 제도와 규제가 정비된 이후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종투사 역시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방향이지만,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에는 이른 단계"라고 말했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 확대 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1실장은 "최근 증권업에서는 자기자본 규모가 사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한화투자증권도 전통적인 위탁매매·IB(기업금융) 중심의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두나무·토스뱅크 등 핀테크 사업자에 대한 지분투자를 통해 디지털 금융 생태계 내 전략적 포지션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블록체인 기반 금융인프라와 토큰화 RWA 등 디지털 기반 금융자산 관련 생태계는 아직 제도화·사업모델 구축 초기 단계로 두나무 지분 투자가 한화투자증권의 수익 기반 다변화와 사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여부는 실질적 협업 성과, 규제 환경 변화 등에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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