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멕시코 몬테레이는 직선거리로 약 1만1천455㎞ 떨어져 있다. '이역만리'(異域萬里)라는 말이 걸맞을 만큼 먼 곳. 몬테레이를 돌아다니면서 이 두 도시가 참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가장 큰 특징은 더위. 22일(현지 시간) 낮 최고기온은 36℃였다. 같은 시간 대구의 날씨를 찾아봤더니 아침 최저기온 18도, 낮 최고기온 24도로 나왔다. 장마가 시작될 때쯤이니 기온이 높진 않지만 습도 때문에 가마솥에 김이 슬슬 오르는 듯한 더위가 느껴질 때. 다만 뙤약볕 더위는 아직이다. 기자는 몬테레이에서 한 달 일찍 대구의 더위를 겪고 있다.
이 정도 더위라면 몬테레이도 멕시코에서 가장 더운 도시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몬테레이의 중심가인 파드레 미엘(Padre Miel) 역 인근에서 몬테레이 시민들을 만나 물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다들 "여기가 멕시코에서 가장 더운 도시가 맞다"고 한다.
대구의 '두류공원'과 같은 느낌의 도심 공원 '파크 푼디도라'(Parque Fundidora)에서 현지 교민 김예라(35) 씨를 만났다. 그가 "지난주엔 44도까지 올라갔다. 이 정도면 시원해진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증언해준 것까지 종합하면 날씨만큼은 대구와 몬테레이가 같은 지점을 공유하고 있다.
흥이 넘치는 모습이었던 과달라하라와 달리 몬테레이는 오히려 차분한 분위기였다. 과달라하라에서는 한국인이 지나가기만 해도 사진을 찍어 달라는 요청이 줄을 이었다. 한데 여기는 신기하게 쳐다보긴 해도 직접 사진을 찍어 달라 요청하는 일은 드물었다.
서울에서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는 유재석(34) 씨는 "과달라하라와 달리 몬테레이는 현지 시민들도 월드컵에 크게 흥겨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 이유를 김예라 씨는 "인근에 한국인과 일본인이 워낙 많이 살다 보니 동양인에 대해 크게 신기함을 못 느끼는 것 일수도 있다"고 해답을 제시하기도 했다.
몬테레이의 도시철도를 통해 이동하던 중 대구와 몬테레이가 닮아갔으면 하는 지점 하나를 발견했다. 도시철도 2, 3호선 환승역인 제네럴 이 사라고사(General I. Zaragoza) 역에 있는 전광판 광고를 보다가 이런 한글 광고 문구를 발견했다. '누에보 레온(몬테레이가 있는 멕시코의 주), 멕시코 기업 설립 증가 전국 1위, 4천개 이상의 신규기업 설립.'
대구 경제가 수십 년째 어렵다고 아우성치는 마당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 광고 문구를 자랑스럽게 걸 수 있을 정도로 경제가 커 나가고 있다는 사실 하나는 대구가 좀 닮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이화섭 기자 lhssk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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