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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로 써내려간 삶의 흔적…이정 개인전 '면면(宀宀); 내가 읽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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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5일까지 갤러리CNK

갤러리CNK 전시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 전시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 전시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 전시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 전시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 전시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에서 이정 작가의 개인전 '면면(宀宀); 내가 읽은 집'이 열리고 있다.

서예와 동양사상을 전공한 작가는 세상을 읽고 해석하며 표현하는 모든 과정을 하나의 '쓰고 읽는 행위'로 바라보고, 전통 서예의 조형성과 동양적 사유를 동시대 미술의 언어로 확장하며 독자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갤러리 공간은 하나의 한옥으로 재구성됐다. 작가는 집에 깃든 시간의 흔적과 삶의 풍경들을 하나의 문장이자 책처럼 읽고 써내려간다.

이는 전시 제목인 '면면(宀宀); 내가 읽은 집'에도 담겨있다.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의 '공간의 시학'에서 언급된 '집을 읽는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이 제목은 집의 지붕을 의미하는 한자 '면(宀)'이 나란히 놓인 형상이다. 서로 맞닿아 있는 집들의 모습인 동시에, 삶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기록하려는 작가의 시선을 상징한다.

특히 '우주(宇宙)' 글자 모두 '면(宀)'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는 우주라는 거대한 개념을 가장 가까운 공간인 집으로 불러들이며, 삶의 흔적과 기억이 축적된 장소를 하나의 텍스트처럼 읽어낸다.

작가는 "내 작업은 집이라는 공간을 이루는 세 가지 요소인 문자, 물건, 관계가 한데 섞인 풍경을 찬찬히 읽어내는 과정"이라며 "이번 전시는 집이라는 작은 우주 속에 얽히고설킨 단어와 관계들을 다시 읽어내고, 그 안에서 찾아낸 삶의 무늬를 써내려간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 1층은 바탕과 근원을 집약적으로 연출한 '서예가의 방'을 보여준다. 상형문자 이미지로 디딤돌을 상징하는 은먹 작품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한문 고전의 함축적 단어를 디자인화해, 퍼티에 먹으로 쓰고 새긴 작업이다.

1.5층(스킵플로어)로 올라서는 계단에는 현판을 연상케하는 '일이관지(一以貫之·하나로써 꿰뚫다)'가 설치됐다. 통창으로 자연광이 쏟아져 들어오는 2층에서는 한옥의 대들보 기둥과 툇마루가 연상되는 작업을 볼 수 있다.

집의 실내공간과도 같은 3층은 오행(五行)과 우주를 상징하는 퍼티 작업과 함께 유려한 글씨가 전시장을 채우며, 집의 중심임을 보여준다.

갤러리CNK 관계자는 "관람객은 공간을 따라 이동하며 문자와 사물, 기억의 흔적들을 읽어 내려가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만의 삶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며 "모든 감각이 복잡하고 빠르게 펼쳐지며 급하게 소비되는 요즘, 집 안에서 거닐듯 천천히 작품을 읽어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작가는 계명대학교 서예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동양사상문화학과 서예학 석사를 마쳤으며 2010년 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 2025년 대구문화예술회관 리딩아티스트에 선정됐다. 2015년 석재서병오 청년작가상도 수상했다.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이어지며 일,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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