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임금협상 난항으로 13일 부분 파업에 돌입하면서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협상의 경우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은 물론 '월급제 전환'이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오르면서 AI 시대 로봇도입에 따른 제조업 임금 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사흘간 오전·오후조가 각각 2시간씩 일손을 놓는다. 울산공장 조합원 2만여 명이 참여한 데 이어 전주·아산공장에서도 생산라인 가동이 일부 중단됐다. 업계에서는 파업으로 시간 당 187억원이 넘는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16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추가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15차례 교섭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월 기본급 8만9천원 인상과 성과금 350%·1천만원, 주식 15주 지급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조합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추가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상여금 인상과 정년 연장, 해고 조합원 복직 문제 등도 갈등 요인이다.
특히, 올해 협상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따른 근무시간 축소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는 AI 기술과 로봇 도입으로 노동시간이 줄어도 임금이 감소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시급 중심 임금체계를 완전 월급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동화로 늘어난 생산성의 성과를 노동자와 공유하고 고용 안정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의 제조 역량과 수직계열화된 공급망을 활용해 2년 이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도록 아틀라스를 양산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에 연간 최대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부품 공정에 먼저 투입되고, 오는 2030년 이후에는 복잡한 조립 공정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휴머노이드가 실제 생산라인에 투입되면 반복·고위험 작업은 로봇이 담당하고 근로자는 설비 관리와 품질·AI 운영 등으로 역할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직무 전환과 노동시간 단축, 임금 보전 문제가 노사 갈등으로 떠오를 수 있다. 다만, 회사는 완전 월급제가 도입되면 생산량과 근로시간이 감소해도 일정한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탓에 고정비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산업계는 현대차 노사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완전 월급제와 로봇 도입 대응 요구가 계열사 및 부품 업체는 물론 철강·조선·기계 등 제조업 전반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파업은 단순한 임금 인상 갈등을 넘어 AI와 로봇이 만든 생산성의 성과를 어떻게 배분하는 것은 물론, 자동화 시대의 고용과 임금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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