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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형사재판 1심 전원 무죄…손해배상 소송 악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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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업무상 과실·인과관계 입증 부족"
국가 잘못 미인정에 손해배상 재판도 오리무중

23일 포항지진 촉발 원인으로 지목된 지열발전소 사업 관계자들에 대한 1심 무죄 선고가 내려지자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가 즉각 반발하며 대구지법 포항지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제공
23일 포항지진 촉발 원인으로 지목된 지열발전소 사업 관계자들에 대한 1심 무죄 선고가 내려지자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가 즉각 반발하며 대구지법 포항지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제공

경북 포항 '2017 촉발지진'을 일으킨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 형사기소됐던 지열발전 연구사업 관계자(매일신문 지난 10일 등 보도)들에 대해 법원이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의 업무상 과실에 대해 재판부가 사실상 면죄부를 내리면서 현재 포항시민들이 국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정신적 손해배상 재판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혜량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1시 40분 열린 선고공판에서 포항지열발전소 시행업체 관계자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자, 서울대산학협력단 연구책임자 등 피고인 5명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국책사업인 포항지열발전 연구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본진과 2018년 2월 11일 발생한 규모 4.6의 여진을 발생시켰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부는 이번 지진이 자연지진이 아니라 연구사업 과정에서 이뤄진 수리자극(물 주입) 작업의 영향을 받아 촉발된 것이라는 점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물 주입이 지진의 직접적 원인이 된 '유발지진'이 아니라, 주입된 자극이 진원 위치에 누적돼 지각에 쌓여 있던 변형에너지가 방출된 '촉발지진'이라는 특수성이 있다고 봤다.

쉽게 말해 단순히 물 주입만으로 지진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지각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예측 범위를 벗어났다는 뜻이다.

아울러 이들이 주입량 대비 지진 규모 증가 분석을 소홀히 하거나 형사상 과실로 볼 정도로 명백히 부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번 형사 무죄 판결은 별도로 진행 중인 포항지진 손해배상 민사소송에도 파장을 미칠 가능성이 거론된다.

포항지진 손해배상은 지난 2023년 11월 1심에서 정부의 배상 책임이 인정돼 1인당 200만~300만의 위자료 지급 판결이 내려졌으나 지난해 5월 대구고법 항소심 재판부는 "관련 기관의 과실로 포항지진이 촉발됐다고 인정할 만한 충분한 입증자료가 없다"며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상고됐으며, 포항시민 49만9881명이 순차적으로 관련 손해배상을 진행 중이다.

손해배상 항소심의 쟁점이 '사업 수행기관의 고의적 과실'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형사 재판 결과가 향후 상고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이날 형사선고 직후 법정 밖에서는 강한 반발이 일었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대구지법 포항지원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을 '사법 참사'로 규정했다.

모성은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의장은 "감사원 감사와 국무총리실 조사 등을 통해 명백한 인재임이 증명된 포항지진에 대해 단 한 명의 책임자도 처벌하지 않는 현실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면서 "포항시민이 이토록 짓밟히고 있는데 포항의 정치인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선거 때만 지진 피해 구제를 외치던 정치인들에 대한 퇴진 운동을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즉각 항소하고 고등법원에서 책임자들의 죄상을 다시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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