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로 투자자금이 쏠리면서 코스닥 시장의 유동성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개인투자자 이탈과 대형 반도체 중심의 자금 쏠림이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성장주를 둘러싼 투자자금이 코스피로 이동하면서 코스닥의 수급 공백이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코스닥 거래대금은 134조5548억원으로 전월(210조2711억원)보다 36.0% 감소했다. 지난 4월 309조7470억원에서 5월 280조1905억원, 6월 210조2711억원, 7월 134조5548억원으로 석 달 연속 감소했으며 4월과 비교하면 56.6% 급감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6월 10조129억원에서 7월 6조1161억원으로 38.9% 줄었다.
거래 위축은 양 시장의 엇갈린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연초 이후 코스피는 56.51%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22.23% 하락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확인되는 대형주에 투자자금이 집중되면서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됐고 이는 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개인투자자 이탈이 꼽힌다. 연초 이후 개인은 코스피를 114조원 순매수했지만 코스닥에서는 9조8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코스닥의 구조적인 매수 주체가 아니었고 외국인 역시 뚜렷한 매수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개인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지난 5월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자금 이동을 가속했다. 기존에는 바이오와 2차전지, 로봇 등 코스닥 성장주로 향하던 고위험 투자 수요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로 이동하면서 코스닥 시장의 유동성이 더욱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최근 코스닥 부진을 성장주 주도주의 변화에서 찾고 있다. 과거 바이오 기술수출과 코스닥 벤처펀드, 코로나19 진단키트, 2차전지 등이 시장을 이끌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실적 가시성이 높은 대형 반도체주가 성장주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실적 기대가 코스피 대형주로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기존 코스닥 성장주로 향하던 투자 수요가 대형 반도체주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실적 모멘텀의 차이도 자금 쏠림을 키웠다. 코스피는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출 증가가 기업 이익 추정치 상향으로 이어진 반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많은 바이오와 2차전지 업종은 기술이전과 임상 불확실성, 자금조달 부담 등이 이어졌다. 실적 가시성과 성장 기대의 격차가 대형주 중심의 수급 쏠림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평가다.
코스닥의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급 구조도 거래 위축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은 약 8조7000억원으로 코스피200 추종 자금(61조1000억원)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관련 ETF의 약 3분의 1이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으로 구성돼 장기 투자보다 단기 회전 성격이 강한 만큼 투자심리 변화가 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지기 쉬운 구조라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는 과도했던 수급 쏠림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가 시행된 데 이어 코스닥 프리미엄 지수 도입과 연기금 벤치마크 확대, 승강제 도입 등이 추진되면서 정책성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승강제가 시행되면 투자 대상이 압축돼 종목별 수급 밀도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코스닥 전반보다는 우량 성장주를 중심으로 수급 개선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대형주 중심 전략을 전면 폐기할 단계는 아니나 대형주만 살 수 있었던 5~6월 압축 장세의 정점은 통과했다"며 "낙폭과대, EPS 상향, 정책 수급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우량 성장주를 확대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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